2024/04 26

#6일차 아씨시/성 프란체스코 성당, 키아라 성당

아쉬움을 뒤로하고 아씨시로 간다. 여행의 끝은 새로운 여행의 시작이기도 하지만 뭔가 더 봐야 할 것 같고 뭔가 놓친 것 같아 떠날 때는 아쉽다. 그래도 떠나야 한다. 아씨시는 로마에서 기차로 두 시간 반 정도의 거리에 있는 작은 시골이다.새벽 테르미니역도 붐빈다. 트랙번호가 열리지 않아 폴리스 앞에서 기다리던 중 가방 소매치기 당할 뻔했다. 흑인 청년이 내 눈치를 보니다 캐리어 옆으로 다가온다. 쌔~~한 느낌에 한번 쳐다봤더니 갑자기 폴리스 문을 두드린다. 안을 들여다봤더니 아무도 없다. 아무도 없는데 왜 두드렸을까? 봉님은 트랙번호 확인하러 가고 내 혼자캐리어 두 개를 지키는 것 보고 타깃으로 잡았나 보다. 그 사이 봉님 오고 남자는 사라지고. 역시 테르미니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앟다.1등석과 2등석의 ..

#5일차 폼페이, 포지타노

폼페이와 포지타노 일명 남부 일일 가이드 투어 가는 날. 새벽안개가 자욱하다. 날씨가 좋으려나보다. 나는 날씨 요정이니까. 새벽 로마는 쌀쌀하다. 찬 기운이 몸속으로 스멀스멀 밀고 들어온다. 밤낮 기온차가 크다. 안개 자욱한 로마의 새벽은 고요하다.웬만하면 맛있는 에스프레소. 휴게소 커피도 예외는 아니다. 단 보르게세 미술관 에스프레소는 더럽게 맛없었다. 원샷의 맛없는 아메리카노.폼페이. 서기 79년 베수비오 (Vesuvo) 화산 폭발로 귀족들의 휴양지였던 폼페이는 순식간에 '재의 도시'가 되었다. 찬란했던 도시의 모든 것이 화산재 아래로 사라져 버렸다. 발굴로 모습을 드러낸 폼페이는 2000년 전 만들어졌다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현대적인 도시였던 것 같다. 마차 전용 도로와 수세식 화장실, 헬스 시설과..

#4일차 로마/보르게세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베르니니 궁전

보르게세 미술관 가는 날이다. 티켓 예매가 힘들었던 만큼 기대가 크다. 한 시간 180명만 입장가능하기 때문에 예매시간에 늦으면 입장할 수가 없다. 버스 타고 가기로 했는데 버스는 10분이 지나도 오지 않는다. 결국 택시로 간다. 이른 시간이지만 관광객이 모여든다. 미술관 입구는 공사 중이다. 시피오네 보르게세가 만들었으나 1891년 보르게세 가문이 파산하자 정부에서 이를 사들여 일반에게 공개했다. 바티칸박물관 다음으로 소장품이 많다.입구에서 큰 가방은 맡겨야 한다. 가방을 들고 입장할 수없기 때문이다. 많은 방문객의 가방을 보관하기 위해 고안한 방법인 듯한데 마치 주차타워 시스템 같다. 빠르게 맡기고 찾을 수 있다. 봉님이 이 조각품에 반해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다. 요리보고 조리 보고 돌아가며 보고 ..

#3일차 로마/바티칸미술관, 성베드로 대성당

아직 시차 적응 안 되어 통잠 잘 수 없다. 그래도 아직은 버틸만하다. 조식 든든히 먹고 출발. 예수성당. 천장화가 유명하며 거울을 통해 감상할 수 있는데 대기줄이 엄청나서 30분 이상 기다려야 할 것 같아 셀카 모드로 찍어 본다. 천장화의 내용은 잘 모르겠으나 천장을 캔버스 삼아 저토록 섬세하고 아름답게 그려냈다는 것을 믿기 어렵다. 도리아 팜필리 미술관. 겉보기와 다르게 상당히 화려한 미술관이다. 라파엘로, 베라스케스 등 생각보다 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베르사유 궁전을 연상하게 하는 화려한 내부. 팜필리 가문의 궁전으로 개인이 사유한 궁전 중 가장 크다. 벨라스케스의 교황 인노켄티우스 10세의 초상화. 눈빛이 마치 살아서 쳐다보는 듯하다. 카라바조의 그림들이 다수 있다. 시인 바이런도 ..

#1~2일차 로마/콜로세움, 포로로마노, 캄피톨리노 광장, 나보나 광장

인천-뮌헨-로마 까지 총 17시간 비행 끝에 로마 Fiumicino 공항도착. 숙소는 테르미니역 근처라 기차와 택시로 고민했으나 택시 줄이 길고 혼잡해서 기차 타기로 결정. 역까지 10분 정도 걸어가서 앱으로 차표까지 구매해서 승차. 매의 눈으로 캐리어를 살펴야 한다. 어쨌거나 이제부터 단도리 모드로 전환. 내릴 때쯤 검표하는데 문제가 발생했다. 앱으로 차표 끊고 체크인을 안 했다면서 벌금이 각 50유로라 한다. 아뿔싸! 몰랐다가 통하지 않는다. 결국 50유로 벌금으로 로마 입성 신고식을 했다. 교육비로 생각하기로 했지만 아깝네. 소매치기로 악명 높다는 테르미니 역을 나와 숙소까지 무사히 도착하여 긴 하루를 마감한다. 배도 고프고 머리도 아프고 피곤하지만 여기는 로마다. 아침 창문을 열어보니 유적지 같은..

봉황의 어리버리 유럽 여행기-프롤로그

연애 7년, 결혼 38년 차 부부이다. 봉황은 신혼 때부터 지금까지 사용해 온 애칭이다. 남편은 봉, 나는 황. 퇴직 후 6개월 영국 어학연수, 5주 스페인 여행을 하면서 얻은 노하우로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6주간 6개국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 헝가리, 오스트리아, 체코 여행을 결정하고 작년 초겨울부터 준비에 들어가 드디어 4월 1일 출발이다. 해외여행은 왕도가 없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좌충우돌, 어리버리하다. 유럽 소매치기 조심해라, 기차 여행 시 캐리어 분실 조심해라 등 주변에서 들려오는 부정적 요소를 짐 한편에 담고 귀국할 때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으나 그것 또한 여행의 묘미이다. 순조롭지 않아도 행복한 여행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월요일이라 그런지 공항은 그리 붐비지 않아 탑승 시간이 여유롭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