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1 3

#15일차 치타델라

4월도 벌써 반이 지나간다. 오늘은 그동안 밀린 빨래하고 쉬려고 했는데, 갑자기 봉 님이 세 시간짜리 여행을 제안한다. 비첸차에서 기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치타델라는 작은 마을에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성벽이 있다고 가보자고 하여 잠시 고민하다 동의한다. 계획에 없던 일정인데 이런 것이 자유여행에서만 누릴 수 있는 재미 아니겠는가! 빨래방에서 거금 18유로를 지불했더니 뽀송뽀송한 빨래가 나온다. 찝찝함은 저 멀리 던져버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단 숙소로 간다.빨래 기다리는 동안 근처 카페에서 에스프레소 한잔하는데 설탕 봉지 그림 클래스 좀 보시게나! 카라바조 그림이다. 커피도 당연히 맛있고. 사흘 연달아 기차 여행이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한산하고 기차도 텅 비었다.치타델레. 정말 조용하고 작은 시골. 사..

#14일차 베로나

비첸차에 잡은 숙소가 도로변이라 한밤중까지 사람소리 차소리로 시끄러워 잠들기 힘들다. 유럽 특성이 저녁시간이 늦은 탓에 밤늦게까지 활동하는 탓이리라. 아침에 일어나니 컨디션은 그런대로 괜찮다. 좀 시끄러워도 와이파이가 잘 터져서 반분 풀린다. 베로나 하루 여행 떠난다. 유럽 호텔은 숙박이에 따라 조식의 수준이 확실히 다르다. 아주 간단한 조식이 마련되어 있다. 역으로 가는 길 오늘 일요일이라 그런지 벼룩시장이 열리고 있다. 천천히 구경하면서 가는데 사고 싶은 것도 있지만 그림의 떡이다. 작은 도시인데 의외로 아파트가 많다. 고도 제한이 있는지 고층 빌딩은 보이지 않는다. 초록이 짙어지고 있는 것을 보니 어느새 계절은 여름으로 가고 있다. 어느 듯 4월도 중반으로 가고 있고, 여행은 아직 한 달 정도 남았..

#13일차 베네치아 : 부라노 그리고 비첸차로

베네치아 마지막 일정. 오전에 포기했던 부라노섬에 갔다가 오후에 기차로 비첸차로 간다. 안 가려고 했다가 여기까지 왔는데 왕복 두 시간이란 이유로 포기하기에는 너무 예쁜 섬이라 호텔에 캐리어 맡기고 출발한다. 8시 반인데 햇살은 뜨겁고 사람들은 많다. 너무 많은 관광객으로 몸살 앓는 베네치아 정부가 4월 25일부터 도시 입장세를. 받는다고 한다. 참 별별세금 다 있는 이상한 나라, 이탈리아이다. 바포레토로 무라노 거쳐 부라노에 도착한다. 무라노가 유리공예가 특산품이라면 부라노 섬은 레이스 공예품으로 유명하다. 16세기 이후 레이스 공예 산업이 발달하면서 남자들은 어업으로, 여인들은 레이스 공예로 생계를 이어갔다. 맨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원색으로 화려한 집들이다. 집 외관을 이렇게 칠한 데에는 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