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모든여행/봉황의 40일 유럽여행 사진일기

#4일차 로마/보르게세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베르니니 궁전

흐르는물처럼~ 2024. 4. 10. 02:47

보르게세 미술관 가는 날이다.
티켓 예매가 힘들었던 만큼 기대가 크다. 한 시간 180명만 입장가능하기 때문에 예매시간에 늦으면 입장할 수가 없다. 버스 타고 가기로 했는데 버스는 10분이 지나도 오지 않는다. 결국 택시로 간다.

이른 시간이지만 관광객이 모여든다. 미술관 입구는 공사 중이다. 시피오네 보르게세가 만들었으나 1891년 보르게세 가문이 파산하자 정부에서 이를 사들여 일반에게 공개했다. 바티칸박물관 다음으로 소장품이 많다.

입구에서 큰 가방은 맡겨야 한다. 가방을 들고 입장할 수없기 때문이다. 많은 방문객의 가방을 보관하기 위해 고안한 방법인 듯한데 마치 주차타워 시스템 같다. 빠르게 맡기고 찾을 수 있다.

페르세포넨를 납치하는 하데스(베르니니)

봉님이 이 조각품에 반해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다.  요리보고 조리 보고 돌아가며 보고 또 보고. 아무렴 또 올 수 없으니까. 머릿속에 새겨야지.

아폴로와 다프네(베르니니)

내가 좋아하게 된 조각품이다. 스토리가 너무 애절하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다비드(베르니니)
비너스의 자태를 한 파올리나 보르게세 부인

보르게세 온 이유가 이 조각작품을 보기 위해서이다. 대리석 조각의 섬세함에 기가 눌릴 지경이다. 힘을 줬을 때 근육의 모양이나 혈관의 모양을 표현한 것을 보면 인체구조를 모르면 불가능한 일이다. 경이롭다.
조각에 대해서는 별로 지식도, 관심도 없었는데 어쩌면 그림보다 더 섬세한 표현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작품이 가지는 힘, 생동력이 있어 아주 매력적이라 생각한다.

대리석 모자이크이다. 지금의 타일 조각을 붙인 것 같지만 아주 작은 대리석 기둥을 박아서 만들었다고 한다. 대리석으로 그림같이 진하고 연한 부분까지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대리석 색의 종류가 정말 다양하다구나 싶다. 예술의 장르는 참 다양하구만.

다비드(카라바조)

미술관 입장 시 붙여 주는 스티커가  의자 가득 붙어 있다. 누군가의 시작으로 예술품이 된 듯하다. 군중의 심리는 그렇다. 언제나 시작이 어려운 법.

시에나 광장을 지나 국립 현대 미술관으로 간다.

미술관 앞 세 마리 사자 조각상이 각기 다른 포즈로 있다. 가운데 널브러져 있는 저 넘 마음에 들어 간택했다.

국립현대 미술관 방문 목적은 클림트의 세 여인 원작을 보기 위해서이다. 여인 삼대를 표현한 것인가 싶다.
노인의 굽은 등, 튀어나온 배에서 그녀의 세월을 읽을 수 있다. 엄마품이 포근한 잠자는 아기와 대조적이다.

우산 소나무가 로마의 상징인 듯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바오바브나무 같다는 생각 잠시 해 본다.

국립 고전 미술관. 성베드로 성당을 지은 교황 우르바누스가 교황으로 선출된 후 가족을 위해 지은 궁전. 베르니니 궁전이라 부르기도 한다.

라 포르라니나(라파엘로)

전시품 중 우리나라 민화 같은 그림이 있다.

사실 이 그림은 보르게세 미술관에 있어야 하지만 사정상 여기로 옮겼다고 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티치아노의 신성한 사랑과 세속적인 사랑이다. 이는 베네치아 귀족이 신부에게 줄 결혼 선물로 주문한 것으로 티치아노에게 당대 최고의 화가라는 명성을 안겨준 작품이다. 고대 로마 시대부터 나체는 순수와 신성함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옷을 벗고 있는 여인의 모습이 세속적인 사랑을 표현하는 것 같지만 반대이다. 드레스를 입은 여인은 결혼, 다신을 상징하는 육체적인 사랑을 의미한다. 티치아노는 이 작품 속에 서 결혼 생활에서는 육체적인 사랑과 정신적인 사랑이 서로 어우러져야 한다는 사실을 표현했다고 한다.

모나리자의 레다와 백조.  여인의 모습에서 모나리자가 보인다. 내 눈에 그렇게 보일 뿐. 루브르 간 적 있지만 내부 관람은 하지 않았는데 이 작품으로 다녀온 셈 치기로 한다.

베르니니가 설계한 트리톤 분수. 조각과 분수의 작가 베르니니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숙소로 돌아오는 길. 레푸블리카광장을 지나 산타 마리아 델리 안젤리 에 데이 마르티리 (엄청 길어서 보고 적음) 성당 앞. 그냥 지나치고 가던 중 헌 책방 발견.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사라진 헌 책방길. 도로 따라 한참 이어진다. 책뿐만 아니라 음반, 미술품 등 종류도 다양하다. 요런 거 구경하는 재미가 바로 여행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