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모든여행/봉황의 40일 유럽여행 사진일기

#22일차 (오전)뮌헨/레지덴츠 궁전

흐르는물처럼~ 2024. 4. 25. 15:06

여행자에게 날씨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오늘도 비소식이 있긴 하지만 그 양이 많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다. 레지덴츠 궁전으로 간다.

호텔 조식 퀄리티가 꽤 괜찮다. 분위기도 좋고 서빙하는 사람도 있어 몇 가지 음식 주문할 수 있다. 호텔은 비행기와 마찬가지로 돈의 위대함을 경험할 수 있는 곳 중 하나이다. 지불한 만큼 대접받는다.

칼 광장을 지나 우서 프라우엔 키르헨 먼저 방문한다.

교통패스를 사지 않아 뚜벅이가 되어야 한다. 걸어 다니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어 여행의 참 맛을 보지만 다리 아프다. 뮌헨은 세계대전 후 재거한 덕에 도로가 넓고 깨끗하다. 걷고 걸어서 성당 앞에 도착하니 아름다운 분수가 보인다. 작동하지 않아 아쉽다.

프라우엔 키르헤.
15세기 고딕양식에 당시 인구 1만 3천 명 정도이었는데 2만명 수용할 수 있는 규모였다고 한다. 2차 대전시 폭격 후 1945년 이후 재건했다. 뮌헨 도심의 신축 건물에 대해 고도 제한 정책의 기준점이 된 것이 프라우엔 교회 탑의 높이인 99m였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주변 건물 중 가장 높다. 100m 달리기 거리를 생각해 보니 믿을 수 없다.

프라우엔 교회 안으로 들어서면 흰색기둥과 금색 천장 장식 그리고 스테인드글라스가 독특하다. 또한 기둥과 전면만 보이고 옆면의 창 이 보이지 않는 것도 특이하다. 파이프 오르간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디자인이다. 이 모든 독특함이 모여 남다른 성당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레지덴츠 궁전.
옛 바이에른 왕국의 통치자였던 비텔스바흐가의 본궁이다. 별궁은 님펜부르크 궁전인데 좀 멀어서 패스.
1385년 지어진 궁전은 바이에른 왕국의 중심지였단다. 세계사 참 싫어하는 과목이었는데 여행하면서 엄청 공부하게 된다. 아는 만큼 보이니까. 현재 독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궁전 박물관이며, 궁전의 내부는 크게 박물관, 보물관, 퀴빌리에 극장으로 나누는데 극장은 제외하고 관람한다. 화려한 내부 시설을 비롯해, 왕가에서 오랫동안 수집해 온 다양한 컬렉션이 있다고 한다.

Ancestral Gallrey

들어서면서 나도 모르게 우와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시작여 불과하다. 100명이 넘는 비텔스바흐 왕가 사람들의 초상화를 모은방이다. 들어가면 처음 만나는 공간인데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금칠에 압도당하고 만다.

초상화의 방과 연결된 도자기의 방. 작지만 거울을 이용해 넓어 보이게 했고 장식장안에는 왕가의 도자기 그릇과 장신구, 왕가의 상징물들이 들어 있다. 특히, 장식을 흩트리지 않도록 문을 만드는 꼼꼼함을 보여주는 장식장. 어떻게 열리도록 했는지 상상해 보시길. 나는 알아냈지만.

어디로 가다가 보게 된 구조물? 얼핏 지나갈 뻔했는데 자세히 보니 모든 재료가 조개껍질이다. 꼬막 같은 조개도 보여 신기했다. 수많은 조개로 만들었다는 것이 놀랍고 또 그 디테일에 또 놀란다. 심지어 아름답기까지 하다.

조개 구조물이 있는 곳을 거쳐 나타난 곳은 Antiquarium
이라 부르는 룸이다. 레지덴츠에서 가장 오래된 홀이며 길이가 무려 66m. 조각상 수집을 목적으로 만들어 수많은 조각이 전시되어 있고 천장에는 프레스코화는 마치 벽지 같다.

음악룸에는 피아노외에도 하프도 있었다. 크지 않은 방이지만 라이브 음악을 즐기기에는 충분한 것 같고 나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Augsburg silver clock(1690)
Tapestry(1604~1611)
green room

그린룸에는 다양한 그림과 조각품을 전시하고 있다.

Ornate Rooms
Commode ‘with nymphs’

콘솔의 장식이 예사롭지 않다. 그 위의 중국풍 항아리 말 할 것도 없다. 뭐든 할 수 있는 그들이었다.

Queen’s Room

왕가의 식기들.  그 양이 어마무시하다. 심지어 중국 식기를 전시한 공간이 따로 있을 정도이다. 그 당시 왕족과 부자들은 중국풍, 일본풍을 좋아했다고 한다.

Nibelungen Halls
Crown of the kigndom of Bavaria(1806)

레지덴츠 박물관과 별도로 '보물관'이라는 10개의 방이 있다. 금은세공품, 크리스털과 보석류, 왕관과 왕실의 휘장, 종교와 관련된 보물들이 전시.
대표적인 유물인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카를 2세의 기도서는 860년 무렵의 것으로 천 년의 세월을 훌쩍 넘겼다. 1370년경 만들어진 영국 여왕의 왕관은 헨리 4세의 딸이 비텔스바흐 왕가로 시집오면서 결혼 지참금으로 가져온 덕분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영국 왕관이 독일에 머물게 된 것. 19세기 초 바이에른 왕비의 왕관.

화장도구 세트. 어디에 다 쓰일지 알지 못하는 도구들이 가득하고 용도별로 서랍을 만들어 사용 후 닫으면 박스 하나가 된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의 생각은 비슷하다.

우리의 참빗과 비슷한 빗. 뒤의 박스는 빗통일 것이라 추측해 본다. 실내라 구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죄다 독일어뿐이라 답답하다. 글 모르는 심정이 이해된다. 사람은 자기가 겪어봐야 이해도 가능하다.
왕가의 삶은 평민의 상상을 초월한다. 돈, 명예, 권력을 다 가진 자가 마음먹은 것 뭔들 못 했겠는가? 할 수 없었던 것은 단 한 가지 죽은 사람 살리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들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이 있었을 것이다. 집안이 부유하지 않은 예술가들도 그들의 스폰서를 받지 않으면 예술활동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어찌 보면 왕가의 그런 사치스러움이 사회 발전에 기여했을 것이다. 당연히 백성이나 노예들의 희생도 있었을 것이고.
아이러니하다.

어떤 가게인지 모르고 들어갔더니 종류가 다양하다. 문구부터 욕실 용품까지.

다양한 커피 관련 용품들. 그중 알레씨 모카포트가 눈에 띄어 한참을 고민한다. 한국에서는 무척 비싸기 때문에 여기서 하나 살까 했는데 짐 줄이는 차원에서 깔끔하게 포기하고 돌아선다.

대신 화려한 체크 식탁 매트로 마음을 달래며 점심 먹고 뮌헨 국립 박물관으로 간다. 점심은 어디로 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