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모든여행/봉황의 40일 유럽여행 사진일기

#23일차 뮌헨/BMW전시관 그리고 찰츠부르크로

흐르는물처럼~ 2024. 4. 27. 02:23

궂은 날씨라도 여행자는 가야 한다. 오는 듯 마는 듯하는 비가 오히려 고맙다. 일단 우산 챙기고, 체크아웃하고, 호텔에 캐리어 맡기고 BMW전시장으로 간다.

외관이 예술작품이다. 크기와 웅장함에 기가 죽는다.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이 떠오른다. 그냥 직사각형이면 허가가 안 나는지 대부분 건물을 요리조리 비틀어 댄다. 그 덕분에 눈은 즐겁다.

저 멀리 보이는 건물은 BMW박물관인데 비도 오고 시간도 충분치 않아 그냥 바라만 본다.

건물 외관만큼 실내 면적도 약 1500평이나 되고, 120대 차를 전시하고 있다. 컨트리 시리즈도 있는데 종류가 많네. 이런 전시장을 현대차가 아주 부러워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선호하지 않는 색. 사진보다 실제색이 더 예뻐 죽기 전에 한 번 타보고 싶다.

레고로 만든 모형차, 그리고 이동식 피스톤을 포함한 상세한 4 기통 엔진은  2만개 레고 블록으로 만들었다 한다. 움직이는 레고는 처음 봐서 신기방기하다. 레고로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 곧 레고가 지배하는 세상이 올 것이다. 나의 상상!

스포츠카는 위험하다는 선입관이 있었는데 이 차를 보고 나니 한 번 타고 레이싱해 보고 싶다. 전시용인가?

전기 BMW ISTTA. 너무 앙증 맞고 귀여워 모든 관람객들이 모인다. 공장 직원들이 3개월간 만든 콘셉트차로 옛 모델의 부품을 빼낸 뒤 전기차로 바꾸었고, 제거된 부품은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원상태로 복구할 수 있다고 한다. 앞뒤가 구분이 안 가지만 위의 사진이 앞이다.
어떻게 들어갈까? 동영상 확인해 보면 알 수 있다.

BMW에서 오토바이가 생산되는 것을 모른 나는 정보력이 떨어지는 것일까? 여러 모델 중 마음에 드는 모델 골라 몇 초 라이더가 되어본다. 앉아보니 라이더의 기분을 좀 알 수 있을 것 같지만 내 취향은 아니다.

2층에는 비즈니스 파트이다. 여기서 차를 살펴보고 마음에 들면 찻값 지불하고 타고 나가면 된단다. 실제로 여러 명이 차를 둘러보고 있는데 과연 즉석에서 살까 싶다. 구매욕을 불러일으키는 BMW전시장을 둘러보고 나니 벤즈 전시장도 가 보고 싶다.

뮌헨 중앙역에서 잘츠부르크까지 기차로 한 시간 반 거리이다. 도착할 때까지 앞 좌석에서 독일어 대화, 뒤좌석에서 중국어로 통화하는 소리에 스트레스 한 가득이다. 유럽기차 안에서 모든 음식 가능하고 대화도 가능하지만 소음 속 기차여행이 좀 힘들긴 하다. 여기서 반전. 중국어로 통화하던 외국인은 중국인이 아니었다. 내가 듣기에 완전 중국인이 말하고 있는 것 같았는데. 나도 그 정도로 잘하고 싶어 진다. 스페인어도, 영어도.

잘츠부르크 도착. 숙소가 역 바로 앞이라 우리가 머무는 6층 테라스에서 중앙역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이탈리아와 달리 외관은 그리 예스럽지 않다.

트램 같은 전기 버스 때문인지 공중의 많은 전선들이 설치 미술 작품 같다. 일단 27유로짜리 24시간용 잘츠부르크 카드를 구입한다. 버스비는  물론이고 거의 모든 입장료를 대신한다. 이 카드 가격에 비하면 입장료는 비싼 편이라 우리가 다니 곳의 입장료만 해도 7,80유로는 될 것 같다. 잘츠부르크 여행의 필수템이다.

미라벨 정원의 화려한 꽃들의 향연을 기대하고 왔는데 때가 이른 지 팬지와 튤립뿐인 휑한 잔디밭이 좀 실망이다. 굳이 팬지 많이 모여 있는 곳을 찾아서 찍는다. 날씨도 도와주지 않는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은 진리다.

올해 1월에 눈 내리고 앙상한 가지만 있었던 정원이었지만

지금은 잎이 무성해져 분위기가 다르다. 포토 스폿이 반대편이긴 하지만 두 사진을 비교해 보니, 겨울 사진이 좀 더 신비스러운 분위기가 나서 좋다.

미라벨 궁전내부로 올라가는 계단 장식이 아기들의 다양한 표정과 포즈가 재미있다. 나름 뜻이 있겠지만 알 길이 없고 내부는 모차르트가 6세 때 대주교 가족을 위해 연주했다는 것 말고 특별한 것은 없다.

궁전 근처에서 히비스커스라는 한식당에서 점심으로 먹은 보리밥에 된장찌개와 제육볶음. 한 번씩 거의한식으로 속을 달래 주어야 한다.

미라벨 정원 맞은편 성 안드레 성당. 작은 성당이라 찾는 사람이 없는지 방문자는 우리 둘 뿐이다. 흰 벽에 붉은 십자가의 단순함이 마음에 든다. 성당내부 걸린 사진을 보면 첨탑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없는 이유는 알 수 없다.

오늘 일정 끝나 퇴근하는 길 한 무더기 꽃을 보게 되어 반가움에 바로 핸드폰 들이댄다. 아직도 비는 오라가락 하지만 우산 쓸 만큼 아닌 것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