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모든여행/봉황의 40일 유럽여행 사진일기

#20일차 스위스 취리히/린덴호프

흐르는물처럼~ 2024. 4. 24. 17:32

꼬모를 마지막으로 20일간의 이탈리아 여행을 마치고 스위스에서 1박 하고 뮌헨으로 간다. 긴 여정의 반이 지났다.

숙소에서 역까지 걸어서 7,8분 정도 거리지만 도로가 엉망이라 15분은 걸린다. 정비되지 않은 도로를 캐리어를 끌고 가기란 필라테스보다 힘들다. 차도로로 가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캐리어도 바퀴 네 개인데 가능하지 않을까?

역 앞 공원에 저런 구조물 세우지 말고 그 예산으로 도로 정비나 좀 하지! 괜스레 심통 난다.

역까지 오는 길은 멀고 험했지만 결국 해냈다.

기차로 스위스로 넘어가며 사계절 다 만난다. 처음에는 먼 산의 눈을 감상하고, 그러다 갑자기 기차 타고 겨울왕국으로 가는가 싶더니, 또다시 눈 덮인 산아래 초원이 나타난다.  그러다 다시 눈 내린 산악을  만나고, 참 변화무상하구나. 저 푸른 초원 위의 그림 같은 집에 하루 머물고 싶다. 기차를 타고 가는 동안 스위스 그림 같은 자연경관을 맘껏 즐긴다. 이 정도면 스위스 다 봤다고 해도 되겠다.


취리히역

드디어 난생처음 스위스 취리히에 오다. 취리히 역은 엄청 크다. 어떤 형태인지 짐작도 가지 않고 역내는 쇼핑센터 같다. 분수까지 설치된 역은 처음 봤다. 출구 찾는데 한 참 걸린다. 내일 아침 다시 기차를 타기 위해 플랫폼까지 답사를 해야 한다.

비 내리는 취리히는 운치 있지만 여행객에게는 비가 성가시다. 우산 들고 사진 찍기가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린덴호프 입구가 여긴교?

린덴호프. 기원전 로마 시대의 성 유적이 남아 있는 언덕에 조성된 공원이다. 그리 높은 언덕은 아니지만 취리히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다. 강너머 보이는 이국적 풍경에 눈을 떼지 못하고 일몰 광경 멋질 것 같다. 하지만 언감생심 긴 여정에 일몰감상은 포기해야 한다.

여기저기 스위스 국기 휘날리고

성당 보이면 내 몸이 자동으로 반응한다. 지나쳐간 성당은 대부분 잊어버리지만 각각의 성당을 비교해 보는 재미를 찾았다.
성 베드로 성당이다. 프라우뮌스터 수도원의 수녀원 건물은 1898년에 철거되었고, 1900년 8월 재건축 작업 중에 교회의 초기 건축 단계에서 기초가 발견되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유적이 발굴되어 보존하고 있으며 2016년부터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안내판의 말씀이다.

프라우뮌스터. 취리히에서 오래된 종교 건물 중 하나로 853년 수녀원으로 지어졌다. 그 후 여러 차례의 개보수 공사를 거쳐 18세기에 현재의 모습으로 완성되었다. 큰 시계가 있는 청록색 첨탑이 인상적이다. 샤갈과 자코메티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볼거리.

빛의 마법사라 불리는 샤갈이 성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5 가지색과 주제로 만든 작품이 있다. 샤갈이 이런 작업을 했다니 예술가의 도전은 어디까지일까?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 것도 인간의 본능 아닐까? 오카리나 하면 팬플룻 하고 싶고, 또 미니 하프도 하고 싶고, 그림도 그리고 싶고…  끝없는 인간의 욕망.
스위스 출신의 초현실주의 예술가 자코메티가 만든 9m 높이의 '천상의 파라다이스'도 있다는데 봤겠지만 자코메티의 작품인지 몰랐나 보다. 샤갈에 대해서는 조금 아니까 금방 알아차렸지만.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 법.

5793개의 파이프로 이루어진 취리히에서 가장. 큰 파이프 오르간.

교회 회랑을 채운 프레스코화.

리마트강이 흐르는 다리 입구 한스 발트만 동상과 다리에서 바라본 취리히. 한스바트만은 취리히 초대시장 이었으나 커진 영향력으로 경계 대상이 되어 교수형에 처해졌다는데 웬 동상? 박정희 동상과 같은 맥락인가?

저 멀리 하늘빛이 개일 것 같았는데 여전히  비 내리는 취리히. 하지만 내일이면 떠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