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모든여행/봉황의 40일 유럽여행 사진일기

#10일차 피렌체/우피치 미술관, 베키오다리, 두오모 오페라 박물관

흐르는물처럼~ 2024. 4. 16. 03:10

봉님 이번 여행의 목적지 우피치 미술관으로 간다. 10시 예약이라 서둘러 나선다. 오늘도 날씨는 쨍하다. 아침인데 햇빛세기가 한 여름 같다. 강한 햇빛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간다.

알록달록 화려한 가방들을 보며 아침을 상쾌하고 경쾌하게 느낀다. 발걸음도 가벼워진다.

우피치 미술관에 도착하니 이슬비가 조금씩 내린다. 그래도 괜찮다. 나는 날씨 요정이니까 관람 끝나고 나오면 개일 것이다. 사람들도 모이기 시작한다.

바사리 회랑은 베키오 다리 2층과 연결되며 우피치 미술관에서 피티 궁전까지 연결된다는데 가볼까?

입장 시간 기다리며 회랑에  줄지어 서 있는 조각상 중 아는 사람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여러 명 찾았지만 단테를 간택했다. 단테의 소설이 라틴어가 아니라 이탈리아어로 쓰여 조각상을 세웠다한다.
연세가 있어 보이는 노인이 일찍부터 자리 잡고 앉아 자기 일을 하고 있다.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든 돈을 벌기 위함이던 노년을 잘 보내고 있는 것 같다. 노년이 아름다워야 하는데 나의 노년은?

2층 전시실로 가는 계단이 장식 없이 단순 하지만 은근히 아름답다. 힘들긴 하다.

2층 복도는 이미 사람들로 북적인다.

보티첼리의 라 프리마베라. 신화적 주제로 그린 최초의 그림으로 신을 인간과 닮은 모습으로 그렸다한다. 가운데 미녀가 비너스이다.

아기를 위해 가도하는 엄마의 모습이 너무 현실감 있게 느껴진다. 손녀가 있어서 그런지 자꾸 저런 그림에 눈길이 가고 엄마의 간절한 마음이 느껴진다.

역시 보티첼리 작품. 비너스의 탄생. 조개는 중세의 가톨릭 정신을 상징한다고 한다. 비너스가 바다의 물거품에서 탄생해서 육지에 도착하는 순간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사진보다는 실제 색이 훨씬 아름답다. 진한 원색을 사용한 그림을 주로 보다가 파스텔톤의 그림을 보니 뭔가 신비감이 있다. 가능하면 직관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가짜가 아닌 진짜 비너스상이 있는 방은 출입할 수 없다. 방을 들여다보기 위해 줄을 서야 한다. 20분 정도 줄을 기다린 후 사진이라도 찍을 수 있었다. 그래도 한 시간 기다렸다 1분 진료받는 것보다 덜 허무했다. 진짜를 친견했으니까. 나는 줄요정이기도 하여 그 정도. 사진도 찌고 동영상도 찍고 돌아서 나오는데 엄청난 대기줄에 기분 살짝 좋아진다.

피에트라 바누키의 피에타

피에타는 모든 화가와 조각가의 소재인가 보다. 아들의 죽음에 맞닥뜨린 어미의 심정은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이었을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수태고지

관람객이 너무 많아 사진 한 장 찍기도 쉽지 않다. 손을 번쩍 들고 사선으로라도 찍을 수밖에.

미켈란젤로와 인물 경쟁에서 이길만 한 라파엘로 자화상. 잘 생겼네.

파르미자니노의 목이 긴 성녀. 우아함을 강조하기 위해 목을 길게 그렸다고 한다.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 가장 완벽한 여성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그림으로 꼽히고 있다.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

최초의 여성 화가 아르테미시아 작품이다. 조국을 구하기 위해 적장의 목을 베는 유디트. 무표정한 얼굴에서 분노와 살기마저 느껴진다.

카라바조의 메두사의 머리

정말 많은 명작들이 전시되어 있어 어느덧 2시간이 훌쩍 넘어갔다. 살아오면서 책에서 혹은 TV에서 봤던 익숙한 작품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다.

구찌 박물관 1층 구찌 가든에 점심 먹으러 와서 햄버거 25유로짜리 주문했는데 크기가 모닝빵만 해서 당혹스럽다. 근데 패티가 아니라 육회가 들어 있다. 작아도 맛있어서 용서해 준다. 내 생애 가장 비싼 햄버거는 영국에서 먹은 2만 5천 원짜리였는데 그건 맥도** 큰 놈 만 했다. 내 생애 가장 비싼 햄버거로 등극!
명품 좋아하지도 않고 관심도 없어 7유로짜리 구찌 박물관은 뺀다.

베키오 다리. 아르노 강에 있는 다리 중 가장 오래된 다리이다. 피렌체에 있는 다리 중 제2차 세계대전 때 유일하게 파괴되지 않아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으며, 2층에는 우피치 미술관과 피티 궁전을 잇는 메디치 가문의 비밀 통로 바사리 통로가 있다.
과거 푸줏간이 있었으나, 비위생적이라는 이유로 페르디난도 1세 때 금세공업자들이 들어서기 시작한 후 현재 수공예품과 보석을 판매하는 상점이 많이 있다. 누가 살까 싶은 보석가게들이 즐비하다.

베키오 다리에서 양쪽에서 본 풍경. 아르노강과 하늘. 그냥 예쁘다.

두오모 오페라 박물관. 두오모의 진품을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 로비

산 조반니 세례당 동쪽 청동문 일명천국의 문 진품 여기 모셔 두었다. 구약성서 이야기를 10칸으로 나누어 새겼다는뎌 아무리 봐도 잘 모르겠다.

같은 작품이지만 위의 것은 진품이고 아래 것은 복사품으로 피렌체 대성당 내부 입구에 있다. 자세히 보면 확실하게 구분된다. 다니면서 어디서 본 것 같다 싶은 것이 여기 있다.

미켈란젤로의 세 개의 피에타 중 하나인 반디니.
바티칸 성당과 밀라노에 가각 하나씩 있다.

도나텔로의 막달라 마리아. 예수의 유일한 여제자로 초췌한 모습이다. 왠지 슬퍼 보인다. 성노동자인 그녀가 예수를 만나 회개했고 예수 처형 후 사막에서 금욕의 삶을 살았다고 한다.

관광객을 위한 마차. 말이 고생이네.

경찰이 광장에 앤틱카를 주차해 놓고 사진 찍을 수 있게 해 준다. 물론 무료이고 운전석에 앉아도 되지만 쑥스러운 봉님 소심하게 옆에 선다.

명품거리를 지나오다 보니 내가 명품이라 생각하는 여러 메이커들이 동네 양품점 같이 군데군데 있다. 그렇다고 가격이 싼 것은 아니라는.

산타 트리니타에서 본 베키오다리.

살 책도 없지만 서점에도 가 본다. 혹시 요리책이라도 살까 했는데 이태리어로 쓰여있어 내겐 그냥 그림책일 뿐이라 빠르게 포기하고 숙소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