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모든여행/봉황의 40일 유럽여행 사진일기

#12일차 베네치아/무라노섬,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

흐르는물처럼~ 2024. 4. 19. 16:12

유리공예로 유명한  무라노섬을 간다.
하늘은 맑고 구름 한 점 없다. 섬으로 가는 배를 태기 위해승강장으로 간다. 입성 첫날 구입 한 35유로짜리 교통 티켓이 아주 유용하다. 한번 승선비가 9.5유로인데 이 티켓으로 바포레토, 시내버스, 트램을 무한정 탈 수 있다.

배가 교통수단인 베네치아. 바닷길에도 가고 오는 길이 정해져 있다. 도로와 같은 노선이  있는 것 같다. 짐을 싣고 가는 배, 택배로 보이는 상자실은 배들도 보인다. 저마다 살아가는 방식이 다양하다.

30분 정도 달려 무라노에 도착한다.
본래 염전과 어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곳이었으나, 13세기 베네치아 정부는 화재 예방과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해 유리 공예 시설과 인력을 모두 무라노로 이주시켰다. 자유를 구속당한 채 오로지 작품 제작에 몰두한 장인들의 노력으로, 무라노는 유리 공예에 있어 최고의 위상을 차지하게 되었다고 한다. 대롱을 이용해 입김을 불어 형태를 만드는 전통적인 기법을 사용한다.
생각보다 관광객이 많지 않아 조용한 가운데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햇빛 좋은 날 빨래 널어놓은 모습이 옛 우리 모습 같아 친근감이 든다.

공원이 있어 들어갔는데 등나무꽃이 흐드러지게 폈다.
먼저 온 노인네 두 분 열심히 꽃 사진 찍고 있는 가운데 우리도 합세한다. 노인 네 명이 꽃사진 찍기 삼매경에 빠져 한참을 헤어나지 못한다. 꽃사진 찍으면 나이 든 것이라던만.

유리 박물관. 천장 프레스코화, 화려한 유리 샹들리에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베네치아 유리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위의 작은 윈형 한 개가 아래의 것인데 2mm정도 크기이다.
유리로 만든 모카포트

큰 유리 공예부터 좁쌀만 한 크기까지 유리로 못 만드는 것이 없다. 갑자기 중국에서 한 톨의 쌀에 반야심경 써낸다는 말이 떠오른다. 인간의 두뇌와 손재주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운하길에서 산타 마리아 에 도나토 성당이 보인다. 다리를 건너야 갈 수 있다. 작은 성당이지만 제단 위 황금 모자이크 속 파란 옷의 성모마리아 모습이 더욱 두드러진다.

고해성사실 위 대리석 장식은 마치 천으로 만든 커튼 같은 섬세함이 있다. 대리석으로 저런 잔주름까지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이 조각품에 대한 나의 관심도를 더 높인다.

나의 작품활동에 갑자기 훅 치고 들어오는 봉님.

무라노에서 점심. 커페옆으로 지나가다 동네 아저씨 같은 분에게 음식이름 물어보니 클럽샌드위치라고 한다. 1인분만 시켜 둘이 먹어도 충분하다.  다 먹은 후 자리에서 일어서니 그 아저씨가 음식이 어땠냐고, 어디서 왔냐고 물어본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자기도 한국의 마산과 부산을 알고 있다고 웃으며 말한다. 물론 샌드위치도 맛있다.

다시 베네치아로.

바포레토가 주요 교통수단이다 보니 버스나 지하철 같이 교통 안내판에 노선도가 있어 길잡이 역할을 한다. 선착장에는 수많은 곤돌라가 정박해 있고 손님이 타면 30분, 1시간 유람할 수 있다. 30분 80유로로 비싼 편이다.

산타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
1600년대 흑사병이 끝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지은 성당이라 살루테 즉, 건강이란 단어가 이름에 들어 있다.
바포레토를 타고 밤에 보니 더욱 아름답다.

정교한 대리석 조각이 많이 배치되어 있고 특히, 동심원모양 바닥 무늬도 이 아름다움에 한몫 보탠다는 생각이다.

두 사람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골목을 돌아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향한다.

바포레트를 타고 가다 마주친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살다 13살 때 아버지를 타이타닉호 침몰로 잃었던 페기 구겐하임은 1000명에 달하는 남성과 잠자리를 가졌다고 고백했다. 재력과 타고난 미술적 감각으로 소장한 미술품도 326점이라고 한다. 그러나 자신이 성취한 가장 큰 일은 목수였던 추상표현주의 화가 잭슨 폴락을 발굴한 것이라고 말하며 그를 후원했다. 41살에 우울증으로 자살하게 된다. 그녀의 사망 후 소장품들은 전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 기증되었으며 베네치아의 베니스 분관으로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개관했다. 그녀와 키우던 개의 무덤이 여기 있다.

입구여 들어서면 빨간색 큰 구조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작품인 것 같으나 작가는 모르겠고 뒤의 문구가 마음에 와 닳는다.
changing place
changing time
changing thought
changing future

입구여 들어서면 피카소의 그림과 천장 모빌이 걸음을 멈추게 한다.

르네 마그리트 작품
앤디 워홀 작품
샤갈

샤갈의 ‘비’ 제목 생각나는 것은 오직 이것 하나. 저질 기억력 어쩔 텐가!

페기 구겐하임의 작품. 색감이 화려하고 매우 독창적인 느낌이다. 그녀의 화려했지만 우울했던 삶이 그림 속에 녹아들어 있는 것일까? 아니면 화려한 색감으로 극복하려고 했던 것일까?

창살 무늬가 너무 아름다워 바깥풍경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미로

몬드리안의 원색의 선과 면으로 이루어진 작품은 봤지만
이런 종류는 처음이라 또다시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한참 감상한다.

운하가 보이는 테라스에 벌거벗은 소년이 말 위에 앉아 있는 포즈가 조금 민망하지만 재미있다. 고개를 젖히고 바다를 바라보는 모습이 너무 자유로워 보인다.

무어의 작품
Pericle Fazzini 의 large sested woman

잘 꾸며 놓은 정원에는 여러 조각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무어의 작품도 있고 바티칸 미술관에 전시된 황금 구슬의 축소판 같은 것도 있다.
고뇌하는 듯한 모습으로 앉아 있는 여자의 조각품도 인상적이다. 한쪽에는 카페도 있어 커피 한잔 하며 잠시 휴식을 갖는다.

이것은 달력이고

요것은 해시계이다. 우리나라도 해시계가 있었듯이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은 동서양 똑같네.

산마르코 대종루에서 내러다 본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

구겐하임 미술관을 나와 다시 바포레토를 타고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으로 간다. 엄청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이탈리아 베네딕트 수도회의 중심이고, 건축가 팔라디오가 설계한 16세기 성당이다. 틴토레토의 최후의 만찬을 보기 위해 온 것이다. 레오나르도의 최후의 만찬과 다르게 사선구도에 많은 등장인물이 불안정감을 갖게 하며 다가올 여수의 불안한 미래 암시하고 있다고 한다.

성당 종탑을 올라갈 수 있어 또 오른다.
인간의 높이 오르고 싶은 욕망은 본능인가 싶기도 하다. 바다를 내려다보니 수많은 요트들이 정박해 있고 성당과 연결된 수도원의 미로 정원도 본다. 미로 정원은 문이 닫혀 갈 수 없었다.

하루 일정 끝내고 호텔로 돌아오는데 바로 앞에 한식당이 있네. 내일 저녁은 여기서 먹기로 한다. 비빔밥이 맛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