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모든여행/봉황의 40일 유럽여행 사진일기

#7일차 아씨시/다시 피렌체로

흐르는물처럼~ 2024. 4. 14. 03:37

다시 피렌체로 떠나는 날.
출국할 때부터 기침 나기 시작해서 약 먹어가며 겨우 떨어냈더니 어제부터 다시 목이 따갑다. 챙겨 온 약 먹고 나니 갑자기 졸음이 쏟아진다. 자리에 누웠으나 코까지 막혀 자다 깨다 한다.
어젯밤과는 다르게 아침에 일어나니 컨디션 괞찮아서 다행이다. 조식 없는 레지던스라 컵라면으로 아침을 때운다.

아씨시 역내 가게에 10유로 내고 짐을 맡기고 안젤라 성당으로 가는 길은 이른 시각이라 그런지 휑하다.

성당 안의 성당이 있는 곳. 산타 마리아 델리 안젤라 성당.

성프란체스코가 머물던 작은 성당을 허물지 않고 그 위에 더 큰 규모로 세운 성당이다. 가운데 작은 성당은 지금 공사 중이나 프란체스코가 여기서 생을 마감하여 무덤이 있어 공개하고 있다. 무덤 앞에서 자신을 낮추어 간절히 기도하는 사람을 보면서 나는 살면서 저렇게 간절한 적이 있었나 되돌아보았다.

과거 성 프란체스코는 욕망을 이기고자 가시덤불 속으로 몸을 던진 후 이곳에 가시가 없는 장미만 자란다고 한다. 자세히 보니 진짜 가시가 없다. 저런 종류의 장미가 있을까 아니면 그날 이후 진짜 가시가 없어졌을까?
그리고 700년째 대를 이어가며 성 프란체스코의 조각상을 떠나지 않는다는 흰 비둘기 한 쌍 또한 기적이라고 하는데 어디선가 정말 흰 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온다.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 기막힌 타이밍이다. 아멘!

아씨시 역에서 피렌체로 가는 기차를 탄다. 스페인과는 달리 기차시간은 정확하다. 소박하고 조용한 명상의 도시, 이탈리아의 콤포스텔라 같은 도시 아씨시를 떠난다.

르네상스 양식의 웅장한 궁전으로, 르네상스 예술가들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메디치 가문소유였다 나중에 가브리엘로 리카르디에게 넘어갔으며 현재는 관청 소유이다. 메디치 가문이 소유했던 예술품이 전시되어 있다.

동방박사의 행렬 중 일부

가문의 예배당은 작은 방이지만 모든 벽에 프레스코화가 그려져 있으며 가장 유명한 것이 동방박사의 행렬이다. 저렇게 까지 하는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

피렌체하면 가죽. 가죽시장 거리에는 세상의 모든 가죽제품이 다 모인 듯하다. 주로 아랍계 사람들이 상점 주인이다. 다양한 색의 옷과 가방, 다양한 모양의 제품들이 있어 보는 재미가 솔솔 하다.

명상의 마을 아씨시 여행도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중앙시장에서 저녁거리를 찾아본다. 뻔하다. 피자, 파스타, 샐러드 등등. 빵과 빵사이에 푹 삶은 돼지곱창을 넣고 칠리소스를 뿌려주는 샌드위치 일명 곱창버거를 살까 고민하다 맛이 어떨지 알 수 없어 결국 피자 두 종류와 중국 만두를 선택했다.
이 시장의 특이한 점은 전광판에 메뉴이름과 가게 번호가 떠 있어 메뉴고르고 그 번호로 가서 주문하면 된다. 헤매지 않아도 되니 편리하다. 하지만 이미 사버렸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야외 테라스에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저녁식사 오픈시간이 우리 생활 리듬과 맞지 않아 가능하면 저녁은 포장해서 숙소에서 느긋하게 먹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