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모든음악

오페라 ‘엘렉트라’

흐르는물처럼~ 2023. 10. 22. 07:55

대구 오페라 축제 세 번째 작품 엘렉트라!
1890년에 개관, 13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불가리아 소피아국립오페라발레극장과의 합작으로 무대를 그대로 옮겨왔다고 한다.
우리나라 오페라 역사상 최초로 무대에 오른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의 엘렉트라 콤플렉스로 잘 알려진 <엘렉트라>는 기원전 5세기 소포클레스의 비극을 기반으로 호프만스탈이 오페라 <엘렉트라>로 각색하였고 벗어날 수 없는 운명과 투쟁하는 인간의 모습을 강렬하게 어필하고 있으며, 살로메 이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작곡한 1막의 오페라이다. 휴고 폰 호프만스탈이 자신의 1903년 드라마를 각색하여 독일어 대본을 작성하고 1909년 1월 25일 드레스덴의 주립 오페라에서 초연되었다.

1890년 설립된 불가리아 소피아국립오페라발레극장(프로그램북 참고)

배경
미케네 아르고스의 왕 아가멤논은 트로이 전쟁에 그리스 연합군의 총사령관으로서 출정, 오랜 전쟁 끝에 승리를 거둔 뒤 트로이의 공주이자 무녀인 카산드라를 데리고 귀국한다. 하지만 왕비 클뤼템네스트라는 정부 에기스트와 결탁, 아가멤논과 카산드라를 죽인 후, 권력을 찬탈하고 자신의 남은 자식들마저 내친다.

프로그램북에서 발췌

막이 오르고
미케네에 위치한 아가멤논 왕궁의 안뜰에 어둠이 깔리자 구석에 있던 엘렉트라가 나타나 언제나처럼 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하면서 무덤 속에서 나오라고 호소하며 복수를 하겠다고 울부짖는 모습은 기이하리만큼 처절하고 간절하다.

여동생 크리소테미스는 언니에게 복수를 단념하라고 충고하지만 오히려 같이 복수할 것을 종용한다. 이 장면에서 엘렉트라는 비타협적인 성격의 소유자이지만 근본적으로 선한 인간이라는 짐작을 가능케 한다. 한순간도 이기적인 욕망에 사로잡히지 않고 비록 어머니에 의해 내쳐졌으나 왕족으로서 위엄과 품위를 지킨다.  아버지에 대한 극진한 사랑이 아버지를 죽인 어머니에 대한 증오로 이어져 복수심에 사로잡혀있으나 사고와 행동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인물이며, 부모에 대한 사랑이 있다.

어머니 클뤼템네스트라가 나타나 악몽에 시달린다고 하며 엘렉트라에게 그것을 쫓아내는 방도를 묻자, 엘렉트라는 제물로서 남자의 맛을 안 여자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녀의 어머니임을 암시하는 듯하다. 동생 오레스트 얘기를 꺼내자 클뤼템네스트라는 오레스트가 바보였기 때문에 멀리 떠나보낸 것이라고 하고 엘렉트라는 어머니가 오레스트를 두려워하고 있으며 어머니 자신이 제물이 될 것이라고 외친다.

프로그램북에서 발췌

오레스트가 죽었다는 소문을 전해 듣고 엘렉트라는 크게 절망하고 크루리소테미스에게 이제 우리 둘이 복수를 해야 한다고 말해보지만 듣지 않는다. 낙심한 엘렉트라는 혼자라도 복수를 해야겠다며 아버지가 살해될 때 쓰였던 도끼를 찾기 시작한다. 그때 오레스트의 죽음을 전하러 온 나그네는 사실 오레스트는 살아 있으며 자신이 오레스트라 밝힌다.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그가 바로 죽었다고 생각한 동생임을 알게 된 엘렉트라는 "오레스트!"라고 부르짖으며 기쁨을 노래한다.

때마침 궁전 안에 남자가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고 궁 안으로 들어간 오레스트. 궁 안에서 클뤼템네스트라의 비명이 터져 나오고, 에기스트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이다가 사람 살리라는 비명과 함께 사라져 복수극이 끝난다. 그리고 엘렉트라의 광란의 춤과 피날레!
엘렉트라는 전력을 다해 신들린 것처럼 광란의 춤을 추기 시작하고 끝내 그 자리에 쓰러져 꼼짝도 하지 않는다. 크리소테미스가 닫힌 궁전의 문 앞에서 부르짖는다
"오레스트, 오레스트!"

아버지를 죽인 어머니에 대한 복수심에 가득 차 부르는 아리아. 격정적인 감정을 하이 C로 세 차례 표출한다. 엘렉트라가 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할 때, 아버지를 죽인 어머니 눈 앞에서 저주를 퍼 부을 때, 그리고 복수가 끝난 후 행복에 휩싸일 때. 엘렉트라는 자신의 감정 표출을 위해 3옥타브까지 넘나들며 혼신의 힘을 다하여 노래한다. 강렬하게, 때로는 서정적으로. 뒤따르는 오케스트라의 포르테시모 불협화음은 관람하는 동안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러닝타임 110분 대부분을 노래하는 엘렉트라. 엘렉트라 콤플렉스의 어원이 된 인물이다. 아버지에 대한 집착이 결국 모두 파멸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일까?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계속되는 불협화음이 다소 피로감이 있기는 하지만 오페라축제 개막 공연 살로메와 함께 강렬한 여운이 남는다.

'세상모든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페라 ‘오텔로’  (0) 2023.11.05
오페라 ‘멕베스’  (1) 2023.10.30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  (1) 2023.10.10
오페라 ‘살로메’  (1) 2023.10.08
재즈 보컬 ‘말로’  (0) 2023.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