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모든여행/스페인, 포르투칼 한달여행

바르셀로나, 역시 관광도시

흐르는물처럼~ 2023. 1. 3. 10:44

드디어 마지막 도시로 왔다. 어제저녁 어지럼증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하고, 몸살기에 목은 아프고 방음 전혀 안 되는 호텔은 새벽까지 시끄러워 잠을 잘 수 없다. 빨리 약 한 봉지 먹고 싶은 생각뿐이다. 시리얼 두어 스푼 떠 넣는데 안 받아준다. 객실 올라가자 약 한 봉지 털어 넣고 호아킨 소로야 역으로 간다. 여행은 그들의 생활 패턴에 나를 맞추어야 하는데 나이 탓인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차는 15분 연착. 일상적인지 아무도 불평 없다. 약 탓에 세 시간을 잠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깨지만 정신이 혼미하다. 오늘 야간 투어가 있는 날이라 컵라면에 감기몸살약 한 봉지 먹고, 혹시 해서 가져간 찜질매트 위에서 또 잔다. 이후 조금 개운하다. 여기 호텔은 방음이 확실하여 절간 같이 조용하다.

스페인 광장.

야간가이드 투어 시간이 남아 카탈루냐 광장으로 간다. 분수 주변 공사 중이고 사람보다 많은 비둘기에 놀라고, 람블라 거리는 사람으로 넘친다. 단도리 구역이다. 가이드말이 지금 비수기라 사람 적은 거라고. 성수기 때는 투어 할 사람 찾기가 어려울 정도라니 바르셀로나 인기를 실감한다.

식수대. 바르셀로나FC팬들이 모이는 곳이란다. 물론 물도 먹을 수 있다.

주차장 만들다 발견한 고대 무덤이란다.

가게 간판 같은데 피카소 그림이라고 한다.

골목투어. 람블라 거리를 지나 장미 스테인드글라스가 예쁜 Basilica de Santa Maria del Pi를 시작으로 골목골목 다니며 설명해 준다. 추로스 맛집, 유대인거리, 바르셀로나 대성당, 콜럼버스가 첫 신대륙 항해를 마치고 돌아와서 이사벨 여왕을 알현했다는 왕의 광장까지 해서 마무리하는 과정이다. 바르셀로나 출신 가이드라 해서 의아했는데, 교환학생으로 왔다가 한국인 아내를 만나 결혼도 했단다. 우리말로 가이드해서 재미있었다. 피곤이 밀려온다. 일주일 버틸 수 있을지 걱정되지만 걱정한다고 달라질 것 없으니까 그냥 하루 재미있게 보내자 마음먹는다.

구엘공원으로 간다. 안토니 가우디의 경제적 후원자였던 구엘 백작이 평소 동경하던 영국의 전원도시를 모델로 한 것인데 자금 부족으로 미완성이었던 것을 1922년에 바르셀로나 시의회가 사들여 공원으로 바꾼 것이다. 입구부터 사람들로 북적이지만 그 정도는 붐비는 것도 아니라고. 안은 넓고 가우디 아이디어는 독창적이고 기괴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타일을 조각내서 붙일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상식의 틀을 깨는 것이다. 타일로 만든 벤치는 앉으면 편안하니 그런 것도 설계에 반영 됐을 것이라 생각한다.

가우디 초기 작인 까사 비센스를 시작으로 까사 밀라, 까사 바트요를 차례로 지나오면서 그 당시 그의 천재성을 인정받기 받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구엘저택은 내부 관람하기로 한다. 거주하는 2층 공간까지 말을 타고 올라가는 구조로 되어있다. 좀 놀랐다. 공간과 빛처리, 지금 보면 약간 조잡하다는 생각이 드는 철 장식품, 타일, 스테인드글라스등 독특하고 호화스러운 저택이었다. 옥상 굴뚝까지 그의 자신감을 보여 준 것 같았다.

투우장을 리모델링하여 쇼핑센터로 만든 아레나에 들러 내일 아침 먹거리 사서 오늘 일정 마무리. 아레나에서 바라 본 스페인 광장 야경.

숙소 돌아와서 혹시나 내가 감기몸살 아니고 코로나? 여행 때문에 4차 접종도 했는데? 설마? 목도 별로 따갑지 않았는데? 가져온 진단키트로 해보니 둘 다 양성! 헉! 두 줄이 이렇게 나오는구나 신기하다. 어째 거나 코로나! 그것도 국산 아닌 스페인산! 유럽여행하면서 코로나 안 걸리면 이상할 정도로 여기는 마스크 쓰는 사람 거의 없지만 그래도 열심히 쓰고 다녔는데. 4차 덕분인지 심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매표소도 옛날.그대로
화려한 천장 스테인드 글라스

28일 Palau de la Musica Catalana. 카탈루냐 음악당 공연 보러 가는 날이다. 표는 이미 예매해 두었기에 느지막이 시간에 맞추어 나선다. 1997년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된 카탈루나 음악당. 꽃의 건축가라 불리는 가우디 스승이 설계했고 그대로 유지보존 되고 있다고 한다. 내부는 크지 않지만 화려하다.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음악당이라 할 만하다. 스테인드 글라스 창문. 천장 스테인드글라스 거기에 샹들리에가 내부를 더 화려하게 만든다. 다채로운 인물들의 조각상이 있는 기둥, 곳곳은 장미꽃모양의 장식이 있는데 장미꽃이 바르셀로나의 상징이란다. 어느 한 공간도 그냥 두지 않은 듯하다.

세명의 기타리스트와 두 명 무용수가 함께 하는 공연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내가 기타 연주를 평가한다는 것이 우스운 일이라 그냥 기타의 신이라 하고 싶다. 세 대의 기타와 여러 종류의 타악기 그리고 무용수들의 춤과 손뼉 치기가 어우러져 오케스트라를 보는 듯하다. 모두 기립 박수다. 그럴만하다.

바르셀로나 대성당. 1298년부터 1448까지 약 150년 만에 완공된 카탈루냐 고딕양식의 성당으로 바르셀로나의 수호성인 산타 에우라리아의 묘가 있다. 제단이 스페인 다른 성당과는 좀 다르다. 제단은 장식이 별로 없고 단순하다. 제단 뒤쪽 스테인드글라스는 공사로 막혀 아쉽다. 스테인드글라스가 많아서 한참 감상했다.

대성당을 나와 레이알 광장으로 가는 길 Pont del Bisbe. 두 건물을 이어주는 다리이다. 다리마저 고딕양식.

레이알 광장의 가로등. 역시 가우디 작품이다. 6개의 등이 하나의 기둥에 달려있고, 붉은색 철로 포인트를 준 것 가우디답다. 밤에 불이 켜지면 더 예쁠 것 같다.

한식당 가서 비빔밥 먹고, 컵라면 잔뜩 사들고 일찍 숙소로 돌아온다. 주인아주머니가 덤으로 주신 생강차가 우리에겐 마치 보약 같았다.

바르셀로나 1편 여기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