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모든여행/스페인, 포르투칼 한달여행

발렌시아, 강을 공원으로 만든 도시

흐르는물처럼~ 2022. 12. 26. 04:02

늦은 조식 후 일단 도시 내의 건축 단지인 City of Arts and Sciences로 나선다. 과학박물관, 해양박물관과 콘서트홀로 사용 중인 레이나소피아 예술궁전과 국제회의장, 영화관, 아쿠아리움이 있다. 건물 외관은 대부분 타일이다. 여행 막바지에 접어드니 심신의 피로가 더해진다. 된장찌개와 김치가 절실하다.

대도시 느낌이 난다. 스페인 3번째 도시이고 휴양지이다. 물론 구도심도 있다.

Palau de las arts. 시드니의 오페라 극장 같은 곳.

단지 내 벤치에서 가우디 냄새가 슬슬 난다.

왼쪽이 펠리페왕자 과학박물관.

오른쪽은 아이맥스 극장

아쿠아리움 입구. 바람에 로고가 움직이는 것이 물결치는 듯하다.

구시가지 골목도 보이고

Torres de Serranos, 중세에 지어진 것으로 12개 중 2개 남아있다.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다. 내 눈아래로 보기 위해서 계단 오르는 노력이 필요하다. 본래 강이었으나 범람이 잦아 메꾸어 공원을 조성하여 공원이 강처럼 이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Museum of Fine Arts of Valencia. 별 기대 없이 들어갔더니 꽤나 많은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다. 대부분 성화인데 성당제단에서 가져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중 벨라스케스 작품도 있고 예수의 최후의 만찬 그림도 있다. 무료이다.
‘해변의 아이들’의 작가 호아킨 소로야. 스페인의 인상주의 화가로 지중해의 빛을 그린 화가. 발렌시아 대표하는 화가로 미술계에 많은 영향을 주었는지 호아킨 소로야 전시공간이 따로 있고 발렌시아 올 때 우리가 내린 역이 호아킨 소로야역이다.

레이나 광장 대성당 앞은 크리스마스 행사가 한창이다

이슬람 사원이 있던 자리에 13세기 중반 새롭게 건축을 시작하여 15세기까지 200년에 걸쳐 세워졌다.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진 팔라우 문(Puerta del Palau), 아포스토레스 문(Puerta del Apóstoles)은 고딕 양식, 18세기에 만든 주 출입구는 바로크 양식으로 3개 문이 있다. 무엇보다 바티칸에서도 인정한 예수님이 최후의 만찬 때 사용했다는 성배를 보관하고 있다. 아주 작은 돌잔인데 가톨릭 신자가 이것을 친견하는 것은 불교신자가 부처님 진신사리 친견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을까?

대성당이 있는 레이나 광장 뒤편 처녀광장이라 불리는 Plaza de Virgen. 번역이 좀 이상한 듯 하다.

라 론하 데 라 세다(La Lonja de la Seda)는 1482년부터 1533년에 지은 건물과 성당, 정원 등을 포함하는 유적지이다. 원래 실크 무역을 위해 사용되었다. 이곳의 이름도 ‘실크 거래소’라는 뜻이다. Sala de Contratación은 웅장하고 특히 나선형 기둥이 인상적이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시기에 저런 건물을 지었다는 것이 놀랍다.

marat central. 중앙시장인데 한 공간에 과일, 채소, 고기, 하몽등 다양한 종류의 가게가 있고 값도 싼 것 같고 일단 신선하다.

발렌시아 식물원. 약용 식물 연구를 위해 1567년 개원한 식물원은 1802년에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여 발렌시아 대학교의 부속 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4000여수종이 있다고 한다. 기후가 따뜻해서인지 집에서 키우는 것과 비교가 안될 만큼 크다. 성장 환경이 그만큼 중요하다.

시내 곳곳에 건물보다 높은 저 나무가 많다. 수백 년째 살고 있을 것 같은 저 나무이름이 무척 궁금하다.

3일째, 일어나니 목이 잠겼다. 이틀 전부터 목이 칼칼해서 우려하고 있었는데. 인천공항 출발할 때 사온 정관장 목캔디가 도움이 되고 있다. 여행할 때 필수품목으로 정했다. 각종 약 다 챙겨 왔지만 어깨약도 먹어야 해서 일단 먹지 않고 버텨보기로 한다. 호텔 앞 교차로 중간에 설치된 구조물, 어디나 크고 작은 구조물이 참 많은 나라이다.

걸리버 공원. 대형 걸리버 모양의 어린이 놀이 공원이다. 칼 옆에 걸리버가 누워있는 모양인데 하늘에서 봐야 제대로 보일텐데…오늘은 휴일.

버스 타고 가는 중 신호대기 시간을 이용해 차 앞유리 닦아주고 돈을 받는다. 물론 운전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도로에서 뻥티기 파는 것과 비슷한 직업. 참 다양한 직업이 있고 열심히 사는 그들의 모습에 나를 돌아본다. 나도 열심히 살았다 자부한다. 왜 그리 열심히 살았는지….

파에야의 기원이 발렌시아. 스페인 최대 쌀 생산지라 그런가 보다 생각해 본다. 특히 원조라고 하는 El palmar지역으로 간다. 시내에서 버스로 30분 정도 거리에 있다. 자연보호구역인 Albufera 가 있는 곳이다. 스페인 동부 발렌시아 공동체의 발렌시아 만 연안에 있는 민물 석호로 습지대이다. 구글지도로보니 엄청나게 큰 호수이다. 석양이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 하는데 차 없는 우리는 거기까지 갈 수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버스를 타고 내린 곳은 길 한가운데. 너무 일찍 내린 듯. 걸어서 시내로 가는 동안 마치 제주 어느 마을길을 걸어가는 듯하다. 가다 보니 길 한가운데 한쪽만 신호등이 있다? 심지어 타고 가던 오토바이 운전자도 멈췄다가 파란불이 켜지자 움직인다. 희한 안 광경이었다. 그 신호등을 지나 더 가다 보니 다리가 나왔다. 차 한 대 겨우 지나다닐만한 다리였다. 다리 양쪽에 신호등을 설치해 오가는 차량을 통제하고 있었다. 다리를 확장하지 않는 이유가 궁금했다. 잘 못 내린 덕분에 볼 수 있었다. 실수가 여행에 재미를 더 한다.

작은 동네 파에야가게가 즐비하다.
한 가게 가서 랍스터 파에야, 발렌시아 샐러드 주문했다. 30분 기다린 끝에 철판 파에야가 나온다. 쌀도 제대로 익어 대게껍질에 밥비빈 것과 맛이 비슷하다. 샐러드도 맛있다. 알고 보니 150년 된 가게란다. 믿거나 말거나 맛있고 배 부르게 먹었으니 만족한다.

한 시간 간격 차시간 때문에 급하게 시내로 돌아오다 쇼핑몰 들렀더니 대부분 휴일이다. 우리 설, 추석 명절 같은 분위기이다. 시내도 조용하다. 주로 가족과 함께 보낸다고 한다. 떠들썩한 분위기를 기대했는데 그들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강을 메워 공원을 조성한 탓에 도심을 가로지르는 큰 공원 있어 부럽다. 공원에 앉아 맥주 한 캔으로 여유를 즐긴다. 가을 같은 날씨가 사람을 붙잡는다.
발렌시아는 여행 중 휴식의 시간이었다. 딱히 할 것도, 볼거리도 없기는 하다.
내일은 기차로 마지막도시 바르셀로나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