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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부다페스트, 센텐드레

흐르는물처럼~ 2024. 1. 31. 20:47

부다페스트
지그레브에서 버스로 5시간 정도 걸린다.
'다뉴브의 장미'라 불리는 부다페스트는 수도의 오른쪽도시 부다와 왼쪽도시 페스트가 합쳐진 지명이다. 부다 지역은 대표적인 관광지로 왕궁과 겔레르트 언덕을 포함 많은 역사적 건물이 있고, 페스트 지역은 현재 상업 지역이다. 14세기 경부터 헝가리의 수도가 되었고1872년 부다와 페스트가 병합되었다.

부다페스트로 가는 중 화장실 이용하기 위해 휴게소에서 잠시 쉬어간다. 물론 유료이다. 덤으로 기념품샵 같은 매장을 둘러보는 재미도 있다. 그냥 보기만 한다. 비싸기 때문이다. 다시 안 볼 손님에게 비싸게 파는 것은 세계 공통인 것 같다.

시내로 들어오니 건물 꼭대기 LG 광고판이 눈에 들어온다. 괜히 스스로 자랑스럽다. 지금 나라꼴이 엉망진창인데도 불구하고.

영웅 광장은 헝가리 건국 역사와 위대한 인물들을 기념하기 위해 1896년에 만들어진 곳으로 광장 중앙에는 36m 높이의 밀레니엄 기념탑이 있으며 탑 꼭대기에는 가브리엘 대천사 동상이 있다.
헝가리 역사에 큰 공을 세운 14명의 동상이 연대별로 있고 동상 아래쪽에서는 헝가리 역사의 중요 장면을 청동 부조로 표현하여 헝가리의 연대기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여행 비수기라 그런지 광장은 한산하여 돌아보기 좋은 조건이었으나 기록을 위한 사진 찍느라 자세히 보지 못했다. 현재와 미래의 일에 대한 딜레마. 자유여행이라면 생기지 않을 갈등이다.

헝가리에 우리나라 기업이 많이 있다고 한다. 지금은 조금씩 철수하고 있긴 하지만. 그래서인지 의외로 한인 식당이 많다. 대박식당. 쑥스럽지만 포즈를 취해 보았다. 대박나시길…

엥겔스 광장에 있는 이슈트반 대성당. 헝가리 왕국의 초대 국왕이자 로마 가톨릭교회의 성인인 성 이슈트반을 기리기 위해 1851년부터 1906년 사이에 세운 성당으로서 부다페스트에 있는 성당 가운데 최대 규모의 성당이다. 이곳에서 정기 연주회가 열리고 있단다.

과도한 금칠 없어도 엄숙하고, 권위있고, 위엄있는 성당. 파이프 오르간, 화려한 대리석 바닥, 천장의 프레스코화까지 기품있는 모습이다. 신자는 아니지만 가족을 위해 촛불 하나 밝힌다.

#에피소드 하나
단체관광객이 광장에 모이니 자연스럽게 소매치기도 모여 드는듯. 자유시간이 주어져 동서와 성당 내부를 둘러보기로 했다. 내부 구경을 마치고 엘리베이터로 타고 타워로 이동했고 시내 조망에  정신없을 때 우리 주변을 서성이고 있는 두 청년. 관광객이라면 사진을 찍는 것이 인지상정. 하지만 계속 살피기만 해서 티가 난다. 초짜인가? 아무튼 광장에서 성당 입장할 때 타깃이 되었나 보다. 급 단도리 모드로 들어가서 급하게 한 바퀴 돌고 무사히 내려왔다.

대부분 성당은 출구에 기념품샵이 있는데 여기는 성당 입구에 작은 부스가 샵이다. 오직 종교 관련 용품만 파는 듯하다. 이런부분까지 마음에 드는 성당이다. 상업적인 냄새가 나지 않는다. 적어도 관광객이 보기에는.

부다 왕궁 입구에는 헝가리 민족의 상징인 전설의 새 투룰이 도나우 강을 굽어 보며 '왕의 칼'을 움켜잡고 있는 청동 구조물. 칼끝은  오스트리아 빈을 향하고 있다고 한다. 독수리 같아 보이지만 용의 머리라고 한다.

세체니 다리. 부다페스트의 도나우 강을 가로질러 놓인 부다와 페스트 지역을 연결하는 다리로 1849년에 개통되었다. 다리 건설의 주요 후원자였던 세체니 이슈트반에서 따온 것이다. 템스강의 타워브리지를  만든 영국의 설계기사와 건축가가 건설해서인지 비슷한 느낌이다. 해 질 녘 동쪽하늘색이 환상적이다. 무지갯빛 하늘. 눈을 떼고 싶지 않은 비현실적 색감에 탄성이 절로나온다. 대자연 앞에서 무력해 진다.

어부의 요새 쪽으로 가다 보면 볼 수 있는 성당. 마차시 성당이다. 정식 이름은 성모 마리아 대성당이지만, 남쪽 탑에 마차시 1세 왕가의 문장과 그의 머리카락이 보관되어 있기 때문에 마차시 성당으로 불리게 되었다. 역대 국왕의 결혼식과 대관식의 장소로서 이용되었다. 화려한 고딕 양식에 아름다운 모자이크장식의 지붕이지만 날이 어두워 색구분이 되지 않아 안타깝다.

어부의 요새
마차시 성당을 보호하기 위해 지은 성곽으로 19세기 어부들이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이 요새를 방어한 데서 그 이름이 지어졌다. 동화 속에 나올 법한 7개의 아름다운 뾰족한 탑은 건국 당시의 7 부족을 상징한다. 전체가 긴 회랑으로 연결된 새하얀 요새는 화려한 성벽과 마차시 성당까지 뻗어있는 계단에서 도나우 강과 헝가리 국회의사당과 시의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여기 계단에서 보는 고딕양식 외관과 르네상스 양식의 돔으로 이루어진 국회의사당은 헝가리 야경의 진수이다. 험난했던 역사를 뒤로하고 의사당에 밝혀진 불빛이 헝가리 미래를 얘기하는 듯하다

부다 왕궁 아래로 헝가리 유일의 터널이 있다. 1800년대 건설된 것으로 부다와 페스트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예술가의 도시, 센텐드레

마지막 일정으로 센텐드레로 간다. 부다페스트에서 약 20km 정도 떨어진 마을로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독특한 색감과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오래된 집들과 네모난 작은 자갈돌로 포장된 골목길은 지금도 예전 모습 그대로이며, 부다페스트에서 살던 예술가들이 많이 이주하여 예술가의 도시로 불린다.
일요일 이른 시각이라 대부분 상점이 오픈전이다.
돌아보고 나올 때쯤 상점들이 하나둘씩 문을 열기 시작하여 급하게 기념품을 산다. 특히 라벤더 포푸리는 향기가 정말 좋다. 아기자기한 수공예품을 비교적 싼값으로 살 수 있다. 이런 곳에는 좀 더 머무르고 싶건만 아쉬움을 남기고 공항으로.


유럽 여느 나라처럼 중세의 아름다움을 보존하고 있는 부다페스트. 하루반 일정이라 별 기대 없었는데 상당히 매력적이라 다시 와보고 싶은 도시이다. 현대적 건물도 마치 중세에 지어진 듯 옛 건물과 잘 어우러진다. 낡은 건물 탓에 우중충한 느낌도 있으나 오히려 보수하지 않고 그냥 둔 탓에 느낌 있는 도시가 된 듯하다.
상당한 기대를 가졌던 체코 프라하가 조금 실망스러웠다. 겨울이라 그런가? 봄에 오면 분위기가 다를까?


남들은 참 특이한 조합이라고, 아무리 친한 동서사이라해도 같이 여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그런 동서와 12일의 동행. 너무나 다른 둘의 조합. 남들의 우려와는 달리 여행에 대한 걱정은 없었지만, 같이 해 온 삼십여 년의 시간이 서로 다름이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해준 것 같다. 어색함이나 불편한 마음 없이 잘 마무리되어 다행이다. 단지 마지막날 내가 빙판에 미끄러지는 사고가 있긴 했지만 그것도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