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모든여행/발칸 동유럽 5개국

체코:프라하, 체스키프룸로프

흐르는물처럼~ 2024. 1. 24. 19:17

동서와 첫 유럽여행. 자유 여행 다니다 근 20년 만에 패키지여행이다. 기대도 되지만 걱정도 된다.
이제부터 내 시간을 가질 수 없는 여행 시작이다. 주어진 시간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체코 프라하로 입국하여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크로와티아 거쳐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출국하는 코스이다. 1월 10일부터 1월 22일까지 긴 여정이다.


프라하공항 도착하자마자 바로 프라하성으로 간다.

프라하성으로 가는 길. 날씨는 생각보다 춥지는 않지만 그래도 찬기운이 스멀스멀 피부 속으로 파고들어 온다.

1918년부터 대통령 관저로 쓰기 시작하였으며 일부는 지금도 대통령 집무실과 영빈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프라하성은 세계에서 가장 큰 고성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성 앞 흐라트차니 광장. 겨울이라 관광객이 별로 없어 천천히 돌아보기 좋은 조건이지만 역시 제대로 돌아볼 시간이 없다. 여행 첫행보부터 시간에 쫓겨 모임시간에 늦어 뛰었다. 입구에서 사진 찍다가 끝나는 여행이 될까 우려했던 패키지여행. 역시나.

사진 찍으라고 준 20분 동안 성안으로 걸어서 들어가다 보니 왼쪽에 있는 동양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어떤 용도로 쓰이고 있는지 궁금하지만 그냥 넘어가야 한다.

토스칸스키 궁전 지붕 위 조각상들은 우리나라 궁궐의 그것과 같은 용도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안전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인간의 생각은 어디나 똑같은가 보다. 지붕 위의 수호신.

성밖 벽옆에 스타벅스가 있다. 가게 안은 좁지만 건물 옥상 야외 테라스가 있어 시내 조망이 가능하다. 날씨가 좋고 시간이 충분하면 커피 한잔해도 좋을 듯하다.

비투스 대성당.
영국 글래스고 대성당과 비슷한 느낌이다. 흔한 금칠도 거의 없고 고딕양식의 우중충한, 하지만 웅장하다. 유럽 성당의 파이프오르간 또한 나의 관전 포인트이다. 비슷한 유럽의 성당에서 유독 파이프오르간은 성당마다 다르다. 울려 퍼지는 묵직한 소리에 저절로 숙연해지고, 종교를 떠나서 나를 낮추는 겸손함이 생긴다.

1630년대 프라하 시내 모습. 세계 대전의 피해가 전혀 없어 현재까지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가운데 카를교가 보인다.
재개발 명목으로 쉽게 허물고 쉽게 건축하는 우리와는 의식이 많이 다르다. 보존가치가 있는 것은 보존하여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 생각한다.

대형 스테인드 글라스가 아름답다. 햇빛이 쨍한 날이면 화려한 빛잔치를 하겠지만 흐린 날이라 조금 아쉽다.

알폰소 무하의 스테인드글라스.
처음 봤을 때 뭔가 여느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와 색감이나 내용이 다르다 생각했더니 역시 타로의 작가 알폰소 무하의 작품이었다. 안전한 보존을 위해 비투스 성당에서 떼어내어 다른 장소로 옮긴다고 한다. 성당입장은 무료이다.

황금소로라 불리는 작은 골목길.
프라하 성 내에 위치해 16세기 성에서 일하는 하위계층의 사람들이 모여 살던 곳이었다. 15채 정도의 작은 집들 대부분은 현재 기념품가게이며, 과거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곳도 있어 당시의 소박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프라하를 대표하는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가 글을 썼던 작업실 22번지의 파란색 집이 사실은 카프카의 동생집이다. 이곳에서 1년간 머무르며 그의 소설 '성(城)'을 완성했다. 카프카의 서적과 기념품을 살 수 있다.

캄파섬으로 가는 길에 자유의 상징인 존레넌 벽을 만난다.
벽 옆의 천주교 성당과 광장을 구분하기 위해 세운벽. 1960년대 이후 사랑에 관한 시, 정권에 저항하는 짧은 메시지들이 적히는 장소였으나 1980년 존 레넌이 피살되자 익명의 화가가 이 벽에 레논의 초상화와 그의 노래가사 일부를 그렸으며 이후 평화와 저항의 상징이 되었다. 프라하의 봄 이후 체코슬로바키아 민주화 운동의 근거지가 되어 시위대 집결 장소로 쓰이기도 했다. 지금은 너무 많은 스티커가 붙어 본래의 의미가 사라지고 있는 느낌이다. 그냥 낙서판 같아서 조금 아쉬웠다. 가운데 존 레넌의 얼굴이 있어 명맥을 유지하는 것 같다.

캄파섬은 까를교 밑에 있는 인공섬이다. 빈민촌이었지만 도자기 상인들이 모여들면서 상업지구가 되었다고 한다. 주택들 사이에 운하가 자리하고 있어 '프라하의 베네치아'라고도 불린다.

까를교. 블타바 강위체코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로 보행자 전용다리이다. 블타바 강 서쪽의 왕성과 동쪽의 상인거주지를 잇는 최초의 다리로 보헤미아왕 카를 4세 때에 건설하여 카를교라 명명했다. 양쪽 난간부에 상인들의 석상을 세웠고, 다리 양쪽에는 탑이 있고 다리 길이는 약 500m이다.

까를4세 부인의 고해성사 내용을 알고 싶어 하는 왕과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그의 애완견에게 말해 화가 난 왕이 신부를 강으로 밀어 죽여버렸다고 전해지는 그 자리.

카를 다리에서 석양빛에 취해본다. 일출, 석양과 같은 자연의 색은 어떤 인공의 색을 압도한다. 붉은색 지붕의 집들이 여기가 프라하라고 말하고 있다.

끼를 다리를 벗어나 걷다 보면 굴뚝빵 가게가 많다. 비싼 감은 있지만 꼭 먹어보고 싶었다. 굴뚝처럼 가운데가 뚫려있고 그 안을 아이스크림으로 채워먹을 수 있으나 추워서 그냥 먹어본다. 방금 구워 따뜻하고 쫄깃하고 달콤하고 바삭하다. 겉바속촉!

틴성모마리아교회

구시가지 광장 틴성모마리아 교회.
겨울이라 관광객이 많지 않아 편하게 야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그래도 소매치기의 두려움은 남아 있어 단속모드로.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를 구분하는 화약탑. 18세기초 화약을 보관하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현재는 관광객이 주 고객이 된 하벨시장을 가려고 했으나 시가지 돌아다니다 시간에 쫓겨 가지 못했다. 패키지여행의 단점이다. 패키지여행의 목적은 쇼핑과 사진. 가이드도 사진 찍고 다시 모이라고 안내하고  쇼핑 많이 하라고 부추기는 듯하다.

천문시계
이 시계는 1410년에 최초로 설치되어 세계에서 3번째로 오래된 천문 시계이며, 여전히 작동하는 천문 시계로서는 가장 오래되었다. 구 시청사 외벽에 걸려 있으며, 시계 장치는 세 개의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맨 위사도들의 행진'으로, 매 시간마다 12 사도의 모형이 돌아가며 나오고, 가운데가 천문 눈금판으로 하늘의 해와 달의 위치로 시간을 알리며 이 모든 것들이 죽음 앞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짧은 메시지를 남기고 19초간의 깜짝쇼가 끝난다. 아래는 별자리등이 들어있다.

간밤 돼지고기 바비큐 흔적에서 먹이를 구하는 비둘기들이 측은해 보인다. 추운 날씨에 니들도 먹고살아야지

우리나라도 한때 유행했던 오리인형. 이제 유럽에서 대유행이란다. 오리인형가게가 많이 눈에 띈다.

캔디가게.

엔틱카 투어가 선택관광이었으나 패스한다. 부족한 시간이라도 걸어 다녀야 여행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저녁 메뉴는 스비치코바
노란 소스에 삶은 소고기와 체코식 찐빵을 찍어 먹는 체코 음식. 우리 옥수수 찐빵과 비슷한 빵과 소고기에 크림과 딸기잼. 무슨 조화인가 싶었지만 같이 먹어보니 의외로 궁합이 맞고 맛있다. 대체로 음식이 짜다 보니 달콤한 딸기잼과도 어울린다. 단짠단짠!

2023년 12월 22일 총기 난사 사고의 희생자를 기리는 촛불. 대학에서 일어난 사건이라 건물 주변 돌아가며 빼곡한 촛불이 그. 당시 비극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14명 사망에 25명 중경상을 입었다고 한다.

바츨라프 광장은 체코 프라하 신시가지에 있는 광장이다. 체코 역사의 많은 사건들이 발생한 장소로 현재에도 시위, 축하행사 등이 많이 열린다 고한다. 프라하의 중심이 되는 곳으로 파리 샹젤리제와 비슷한 느낌이며 가운데 녹지를 경계로 차도와 인도가 나뉘어 있는 우리나라 광화문 광장과도 비슷하다.

18세기 이후에 지어진 건물이 없는 마을,
체스키 크룸로프 가는 길. 프라하와는 달리 눈이 많이 내린 모양이다. 가도 가도 끝없이 펼쳐지는 설경. 몇 년 치 눈구경 다한듯하다. 눈이 내려도 그다지 춥지 않아 겨울을 느끼며 여행할 수 있어 행복하다.

보헤미아의 진주 혹은 ‘작은 프라하’라고 불리는 체스키크룸로프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망토다리. 경사진 성의 상부와 하부를 연결하는 다리로 과거 성을 보호하기 위한 요새 역할을 한 곳이었다. 15세기에 목조 다리로 지어졌으나, 재건을 통해 석조 기둥 위에 3층의 규모 아치를 덮은 것에서 망토 다리라는 이름이 유래했다.

성위에서 본 구시가지 붉은 지붕은 내린 눈으로 하얀 지붕이 되었다. 빨간 지붕이 든 하얀 지붕이든 강을 사이에 두고 형성된 도시는 동화 속 마을 같다.

13세기에 영주 크룸로프가 성을 세운 이후부터 시기별로 지배자에 따라 건물의 증축 시 양식 또한 혼합되어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을 모두 볼 수 있다. 성탑 하라테크 타워 외관 화려하다. 타워 안 나선형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가이드가 안내하는 곳만 따라다니다 보니 아주 일부분만 보게 되어 아쉬움이 남는다. 1992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다양한 상점이 있는 중세풍의 라트란 거리. 하지만 저녁이라 상점의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 오후 5시면 어둑 해지기 시작해서 6시면 이미 한밤중 같은 느낌이다. 4개월 정도 이런 날씨가 지속된다고 한다. 하늘은 흐리고 밤은 일찍 찾아오고 게으른 아침해는 느지막이 떠올라 햇빛 보기 어려운 이런 조건에서 오래 살다 보면 우울증 올 것 같다. 살기 좋은 대한민국.

파스텔톤의 건물들이 있는 스보르노스티 광장. 밤이라 색이 어둠에 묻혀 버렸지만 아름다운 모습이다.

호텔에서 제공한 저녁. 구운 닭다리에 삶은 감자.
수프는 딱 칼국수맛이다. 따뜻한 국물로 하루의 피로가 가신다.
내일은 오스트리아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