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모든여행/제주 올레 트래킹

제주 올레 4일차-이호테우에서 17코스 종점, 그리고 귀가

흐르는물처럼~ 2023. 4. 1. 15:04

이호테우를 지나 ‘도두 추억愛 거리’로 들어서며 17코스 시작한다. 광령에서 시작해야 하지만 어제 코스를 변경한 탓으로 도두동이 출발점이 되었다. 청명하니 걷기 딱 좋은 날씨라 기분도 상쾌하다.

지금은 사라진 놀이 모형으로 꾸며 놓은 거리. 어릴 적 놀아 본 세대만 알 수 있는 놀이라 요즘 세대는 공감 못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생선 뼈 모양이 재미있는 도두항교. 생각보다 도두항이 크다. 갈치잡이배 이외에 많은 배들이 정박해서 출항 준비를 하는 듯하다.

용담해안도로 따라 걷다 보니 여기도 방사탑이 있다. 날씨는 쾌청하고 바다는 검푸르다. 제주 해변도로 걷다 보면 다양한 바다색을 만난다. 제주의 맛이기도 하다.

몇 번을 포기하고 이번에 다시 맘먹고 인내의 기다림 끝에 마주한 고사리 육개장. 육지에서 한 번도 맞보지 못한 묘한 맛이다. 내 기준에 맛있다고도 없다고도 할 수 없는 맛. 몸국 비슷하다.

여기가 17코스 끝 18코스 시작점이다. 이번 올레길 목표 달성.

버려진 알루미늄과 고철로 만든 간세. 재활용 아이디어가 좋긴 하기만 저것도 언젠가는 처리해야 할 대상 아닐까 생각한다. 사용하지 않는 것이 답이지만 우린 이미 너무 익숙해져 있어 현실적 어려움이 많다.

목표 달성 후 근처 동문시장 구경 간다. 늘 같은 구성이지만 안 가볼 수 없는 것은 구경하는 재미 솔솔 하고 생동감 넘치는 재래시장이 가지는 에너지 때문일 것이다.
제주에 산다면 사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저 싱싱한 갈치로 찌개를 끓이면 얼마나 맛있을까!

처음 먹어보는 쥐치 조림이 오늘 저녁. 주둥이가 쥐처럼 뾰족하고 작다. 그래서 쥐고기라 하는가 보다.

숙소 로비에 어린 왕자가 있다. 요즘 스페인어 버전으로 읽고 있는 중이라  바로 알아본다. 내 관심사는 잘 보이는 법이다.

어느 듯 해가 넘어간고 여행도 마무리할 시간이다.
오늘 15.9km, 22800걸음.

4월 1일.  
4박 5일 일정 마치고 떠나는 날이다. 하루 20km 정도달아서 걷기가 이제는 힘에 좀 부대낀다. 비록 3일간이지만. 이 정도 강도로 일주일은 거뜬히 걸을 수 있도록 근력을 키워야겠다. 무작정 걷다 보면 생각이 없어진다. 단순해진다. 그냥 숨쉬고 걷고, 그러다 생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 온갖 잡생각이 일어난다. 올라오는 생각은 없애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걷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치유의 시간이다.
비행기에서 바라본 제주. 머무는 내내 미세먼지로 가득해 한라산 정상을 거의 보지 못한 것이 아쉽고, 이런 환경에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