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모든여행/제주 올레 트래킹

제주 올레 3일차-곽지 해수욕장~이호테우 해변

흐르는물처럼~ 2023. 3. 31. 08:40

에메랄드 빛 바다, 하얀 모래와 검은 현무암이 아름다운 곽지해수욕장을 뒤로하고 16코스를 향해 걷기 시작한다.
제주 1년 살이하는 친구와 함께 하기로 해 기대된다.

애월 해변으로 걷다 보니 동남아 어디 카페에 온 듯하다. 내 눈엔 별로 예쁘지도 않고 국적도 모호하다. 제주스러웠으면 좋겠다 생각해 본다.

여기부터 16코스 시작이다. 고내에서 구엄까지 해변으로, 구엄에서 광령까지는 내륙으로 걷는 구간이다.

구엄리 해녀의 집에서 해녀가 직접 잡은 해산물로 점심해결. 자연산이라 싱싱하고 쫀득하니 맛있다. 방사성 오염수를 일본이 방류한다면 먹을 수 없는 해산물. 반드시 지켜내야 할 우리 바다이다.

구엄 돌염전. 구엄리에서 시작하여 고내리 까지 엄장해안길이 있다. 구엄리의 포구를 지나 빌레라 불리는 현무암 너럭바위 위에 소금을 생산하던 곳인 돌염전이 있다. 소금빌레'라고도 하는 구엄리의 돌염전은 1950년대까지 명맥을 이어 왔으며 1년에 17톤의 소금을 생산했다고 한다. 생업의 일분분 이었으며, 많은 삶의 지혜는 먹고사는 문제에서 나온다는 생각이다.

제주는 지금 유채가 절정이다. 해안도로 사유지에 끝없이 펼쳐진 유채. 유채를 재배하는 이유가 살짝 궁금하다.

16코스 종점인 광량에서 숙소를 찾지 못해 구엄포구에서 해안도로 이용해서 이호테우 해변까지 가기로 계획을 변경한다. 이호테우로 가는 도중 잠시 쉬어 간다.
이호테우까지 해안도로로 가기 위해서는 일반 도로 구간을 지나야 한다.

제주도 방언으로 번역한 푸쉬킨 시 ‘삶’  너무 재미있다. 어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싶다. 경상도 버전으로 해보고 싶어 진다.
<사는기 니를 소카물라캐도 설푸다말고 보골 내지도 말라카이~>

알작지. 동그란 알 모양의 ‘알’과 돌멩이를 나타내는  ‘작지’의 합성어로 ‘동그란 돌멩이’라는 뜻. 제주도에서 보기 드문 몽돌해변이다. 내려가지는 않았다.
바다에서 마을로 들어오는 부정한 것을 막기 위해 세운 방사탑. 주술적인 의미가 강하지만 안녕을 바라는 섬사람들의 마음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자연 문화유산이다.

이호테우 해변 도착. 저 멀리 두 마리 조랑말 등대가 보인다. 바람 많이 불어 걷기 좀 힘들었지만 오늘 목표 달성. 20km, 28000보.
오랜 친구와 이런저런 얘기하며 함께 걷는 길. 오래된 와인 마시는 느낌이다. 내 인생 친구영역에 소중한 추억 한 페이지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