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모든여행/봉황의 40일 유럽여행 사진일기

#38일차 베를린/국회의사당,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콘서트

흐르는물처럼~ 2024. 5. 13. 12:11

알러지 때문에 새벽 일찍 잠을 깬다. 재채기를 동반한 콧물. 오랜 여행으로 몸이 쉬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인가?

조식에 나온 하트 빵이 귀엽다. 빵과 함께 든든히 먹는다. 오늘도 달려야 하니까.

중앙역 앞 유리 건물이 멋스럽다. 입체적으로 유리를 붙여 건물에 비치는 다른 건물의 일그러진 모습이 재미있다. 많은 자전거도 인상적이다. 자전거도로가 잘 되어 있어 자전거 타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사럄들은 자전거도로로 절대 다니지 않아 안전하게 탈 수 있다. 요철 있는 블록이 아니라 캐리어 끌 때 심한 유혹을 느끼지만 베를린에서는 베를린 법칙을 따라야지.

브란덴부르크문.
과거 동서독 베를린의 경계선을 로 허가받은 사람만 이곳을 통과할 수 있었고 베를린장벽과 함께 분단의 상징이었다. 통일 후 문화거리가 되었고 문은 통일독일의 상징이 되었다. 독일 관련 뉴스시간 배경으로 자주 나와 눈에 익다.

평화를 상징한다는 4마리 말이 끄는 마차는 프랑스 침략 당시 나폴레옹에게 빼앗겨 파리로 옮겨졌던 것을 돼 돌려받은 것이라 한다.

관광객 대상으로 운행하는 마차의 말인데 아침식사로 건초를 먹고 있다. 자세히 보니 말갈퀴, 네다리, 꼬리의 긴 털이 더 멋있다. 식사 맛있게 하셔유~ 오늘도 달려야 하니까.

국회 의사당. 1894년에 철제와 유리로 지어진 독일 최초의 건물이었으나 화재와 전쟁으로 완전히 파괴된 것을 독일통일 후 1999년 새로 지었으며, 독일정부는 투명한 정치와 그들의 청렴함을 알리기 이햐 국회의사당을 일반인들에게도 공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회 의사당은 티켓을 예매하고 여권도 소지해야 한다. 물론 시간도 지정되어 있으며 검색도 한다. 검색 대기 중 발견한 기념비. 하나하나 이름이 적혀 있다. 추모비 참 많은 나라이다.

유리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옥상에 돔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내부는 나선형 계단으로 돔 꼭대기까지 오르는 동안 시내 조망을 할 수 있다.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아래층은 마치 우산을 펼쳐 놓은 것 같다. 그리고 중심 기둥의 끝은 의사당 천정과 연결되어 있다고 하는데 공개하지 않아 확인할 수 없다.
돔의 천장은 뚫려 있어 답답한 느낌 없고 아래 벤치에 앉아 햇빛을 즐길 수 있다. 유리지만 찬 느낌보다 온화하고 포근한 느낌이 들어 한참 있었다.

멀리 보이는 탑이 알렉산더 광장에 세워진 텔레비전탑이다. 1969년 동독 정부가 서베를린에서도 보이도록 높은 선전용 겸 방송 송신탑의 용도로 세웠다. 어딜 가나 웬만하면 보인다. 그런면에서 성공적이다.

돔입구에는 독일의 역사를 사진과 함께 전시해 두었다. 입장 인원이 한정되어 붐비지 않아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여기도 추모하는 공간.

학살된 유럽 유대인 추모비 안내문.

홀로코스트 추모비로 2710개의 길이가 다른 기둥이 미로같이 서 있다. 입구에서 가운데로 갈수록 기둥은 점점 높아지다 끝으로 가면서 다시 낮아진다. 지하에는 전시실도 있다는데 가지 않았다.

괴테 동상

뉴 내셔널 갤러리까지 걸어서 가기 위해 티어가르텐을 지나서 가는데 입구에 괴테 동상이 있다. 고개가 약간 왼쪽을 향해 있는데 뭘 보고 있는 것일까?

멀리서 피아노 같아 보여서 갔더니 큰 바위에 글씨가 새겨져있다. 검색 결과 세계 평화를 지향하는 프로젝트로 전 대륙에서 5개 바위를 가져와 전시하는 글로벌스톤 프로젝트 중 하나란다. 넓은 공원에 원의 형태로 배치되어 있다. 저 바위는 아프리카에서 가져온 듯.

가다 보니 오늘 저녁 공연 예매를 해 둔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콘서트홀 앞을 지나 가는데 콘서트 홀 앞에 세워놓은 곡선형 철판이 눈에 익숙하다.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에 있는 것과 동일하다. 왜? 뜬끔없이.

뉴 내셔널 갤러리. 1870년부터 현재까지의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관람객은 별로 없다. 현대인에게 현대미술은 어려운가 보다. 나도 그렇다.

On the Nameless Height 1961

two daughters

나의 두 딸들 같아서 한 컷.

종이에 연필로 끄적여 놓은 여러 장의 작품 중에서 눈에 번쩍 뜨이는 한 장이 추억을 소환한다. 고등학교때 했던 일명 빡빡이. 영어 단어 시험 친 후 틀린 개수에 따라 저런 식의 빡빡이를 수십 장씩 시키곤 했었다. 지겨워서 볼펜 두 개 묶어서 했던 기억도 있다. 그땐 죽을 만큼 싫었지만 그 덕분에 그때 외운 영어 단어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그게 신기하긴 하다. 그것을 여기서 작품으로 만나다니!

전시장은 넓고 구경꾼은 적다.

Robert Matts Earth sickness 1962

지구는 1962년에도 병들어 있었다. 사람들은 그렇게 드끼면서 살았나보다. 어느 시대이거나 똑같이 느끼며 사는가 보다.

Forest 1984
The forest 1959

같은 제목의 다른 작품. 같은 주제를 각자의 상상으로 전혀 다르게 창조한다. 그게 예술이다.

벤츠 전시장으로 간다. 뮌헨 BMW 전시장을 보고 벤츠도 전시장도 보고 싶어서 검색했더니 베를린에 있었다. 베를린은 택시도 벤츠!

차종이 엄청 많고 주로 전기차가 많다. 나는 우물 안 개구리라 내 그릇만큼 세상을 본다. 세상은 넓고 벤츠차 종류는 많았다. 관람객은 거의 없고 전시장 겸 판매도 하지만 BMW WELT에서 처럼 바로 타고 나갈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드디어 왔다.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콘서트홀. 내가 여기까지 올 줄이야! 과연 어마무시하게 크고 아름답다. 2200명가량 수용할 수 있다니 실로 엄청나다. 공연은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6악장에 80분짜리 대곡이다. 연주소리가 홀에 울려 퍼지자 화들짝 놀란다. 소리가 생생하다. 이게 진짜 라이브인가? 이게 진짜 악기 소리인가? 혼란스럽다. 설계를 어떻게 했기에 소리가 다른 콘서트홀 하고 다를까?

건물설계자와 음향설계자가 함께 설계했다고 한다. 무대 천장에 설치된 대형 음향판과 천장에 설치한 136개 조의 삼각형 공명기가 저음의 잔향을 제어하는 동시에 사운드 확산판 역할도 하여 연주소리는 어는 좌석이든 잘 들을 수 있고 소리의 풍부한 울림은 관객을 완전히 둘러싸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한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령 보헤미아 왕국(현 체코)의 작곡가 베드르지흐 스메타나가 작곡한 교향시로 본래 6개 각각 별개의 곡으로 발표됐고 초연도 따로따로 했지만, 지금은 마치 6악장으로 이루어진 한 작품인 것처럼 같이 연주하기도 한다. 특히 2악장 몰다우는 잘 알려져 있다. 오늘 연주의 몰다우는 마치 몰다우강의 잔잔한 물결같이 선율이 매끄럽고 아름답다. 일찌감치 전석 매진 될 만큼 최고의 연주였다.

야경이 더 아름다운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콘서트홀.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 아쉬움에 쉬이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마치 서커스장 천막 같은 저 모습 잊지 못할 것이다.

소니 플라자. 멀리서 봤던 돔이 둥근 모양이 아니라 끝이 좀 뾰족하다 했더니 일본 후지산 형태로 만들었다고 한다. 안에서는 해바라기가 같구만. 호텔로 가다 포츠담 광장 앞에서 우연히 보게 되었다.

세계 최초로 신호등이 세워진 포츠담 광장은 과거 포츠담 시와 베를린을 이어주던 관문이었다. 통독되기 전 동서베를린으로 이 광장 역시 나누어져 있었고, 통일 후 재개발하면서 화려한 신도시로 면모를 갖추었다.  
콘서트의 여운을 남긴 채 여기서 지하철로 숙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