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것 같지 않은 그날이 왔다. 여행 마지막날이고 또 결혼기념일이기도 하다. designer outlet Berlin이라는 아울렛 매장을 간다. 현지인이 많이 이용하는 아울렛이고 명품 아울렛은 아니다. 기차 타고 셔틀버스 타는 장소까지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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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식에 나오는 빵은 늘 먹음직스럽다. 이른바 겉바속촉.
직접 사워도우 빵을 굽지만 실온에 두면 절대로 겉바가 안된다. 공기 중 수분이 빵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비결이 뭔지 엄청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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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에서 내려 역 출구로 나왔는데 역 앞에 귀여운 빨간 딸기 부스가 있다. 놀랍게도 진짜 딸기를 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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쌩쌩이 도로 가운데 두고 가는 것은 독일도 똑같네. 나는 못 타지만 인도 가운데 있는 것을 볼 때마다 한쪽 편에 주차하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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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버스 기다리는 중 도로 분리 화단에 있는 큰 가방 모양의 광고판. 눈에 확 들어온다. 광고 효과는 만점이다. 유럽 여행하면서 마음에 드는 것 중 하나는 광고판이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돌출간판도 없고 플래카드도 펄럭이지 않는다. 간판은 벽에 붙어 있어 여행자에게는 조금 불편한 점도 있었다. 간판이 안 보여 지나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도로에 드문드문 보이는 원통형 광고탑이 도시 미관도 해치지 않고 눈에도 잘 띄어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든다. 전광판 역할도 한다. 우리나라도 정비를 하고 규제를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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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에서 인도 중간에 내놓은 광고용 부스. 다이빙하는 병마개가 너무 참신하다. 하나 살걸 후회가 살짝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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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버스로 40분 거리에 있는 아울렛 도착. 주황색 입구 아치를 들어가는 발걸음은 가볍고 경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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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들어서자 스타벅스가 정면에 떠억! 일단 커피 한잔하고 투어 시작한다. 커피는? 역시! 맛없는 커피가 많기만 해서 다 마시는 것도 고역이다. 이탈리아 커피가 그립다. 쫀득한 에스프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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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철 지난 제품인데 그릇류는 적어도 5년 이상 된 제품도 있다. 아울렛이라 어쩔 수 없지만 조금 심하다 생각된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돌아다니다. 옷가지 몇 개 구입하고 발길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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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렛 지도 따라가다 만난 곰돌이를 태운 삼륜차. 당당히 서 있는 베를린의 상징 곰돌이가 귀엽다. 가족단위로 오는 사람이 많은 아울렛이라 놀이공원 광고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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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최대의 번화가 거리 한가운데 카이저 빌헬름 교회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때의 폭격으로 교회의 많은 부분이 파괴되었지만 전쟁의 참혹함을 기억하기 위해 폭격의 흔적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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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마지막 저녁은 지중해식 샐러드. 결혼 38년 기념식치고 소박한 저녁이지만 독일이니까 OK!! 긴 여행이 끝난다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 허전함, 귀소본능의 기쁜 마음이 복합적이다. 여행의 끝은 늘 아쉽다. 페북이나 인스타의 알고리즘은 떠나온 곳의 멋진 사진들을 보여준다. 아뿔싸! 거기도 갔었야 했고, 그것도 먹어 봤어야 했고, 그것은 꼭 샀어야 했고 등등. 하지만 짧은 기간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으니 아쉬움 털고 끝내자. 더 이상 여행하기도 두려운 한계에 온 것도 사실이다. 이쯤에서 끝나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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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복도를 지나면 유목민 생활도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겠지. 그동안 매일 빡신 일정 속에서 여행일기를 쓴 자신에게 칭찬의 박수를 보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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