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모든음악

스페인 왕립 ‘플라멩코’내한공연

흐르는물처럼~ 2023. 7. 9. 17:20

스페인 왕립 플라멩코 내한 공연이다. social media를 통해 알게 되어 5월 초 예매해 두었다. 스페인 여행할 때 네 번이나 관람했으나 기회가 되면 한 번 더 보고 싶었다. 한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다. 마약 같다.

플라멩코는 영혼 속 가장 깊은 감정을 표현하는 예술이다.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전통적인 민요와 향토 무용, 그리고 기타 반주 세 가지가 일체가 되어 형성하는 민족예술로서, 본래는 '콰드로 플라멩코'라 하며 그들은 삶의 일부라 생각한다.

세비야 플라멩코 박물관, 스페인 광장, 바르셀로나 카탈루냐 음악당 그리고 동굴 플라멩코까지 4번을 보면서 우리의 한과 비슷한 감정이 서려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목을 짓누르듯 쏟아내는 목소리에 그들만의 한이 담긴 듯하다. 번창한 이슬람을 가톨릭에 빼앗기듯 내어주며 맺힌 한을, 발을 구르며 가슴을 치며 달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우리에게 판소리가 있다면 그들에겐 플라멩코가 있다.
모두 같은 플라멩코이지만 조금씩 다른 특색이 있는 듯하다. 동굴 플라멩코는 집시들의 애환을 그대로 보여주어 정제되지 않은 마스코바도, 스페인광장 플라멩코는 그야말로 그들의 삶이라 흑설탕, 박물관과 음악당의 그것은 잘 다듬어져 있는 것 같아 정제된 황설탕, 오늘 공연은 흰 설탕 같다. 그들의 열정과 피와 땀의 결과로 정제되고 절제되어 있으나 부족함은 없다. 플라멩코 기타를 전공한 기타리스트, 발뒤꿈치 두드리는 기술 ‘타코네오’ 기네스북에 오른 무용수, 뛰어난 가창력을 가진 가수 모두 이 분야 천재가 아닐까 싶다. 비유가 적절했는지 모르겠으나 온전히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정을 표현하는 부채, quejios (노래의 가장 절정에 달하는 부분으로 목소리를 찢어 내는 듯한 소리), 'bata de cola' (플라멩코 드레스에서 길게 뒤로 내려오는 치맛단), 'manton' (플라멩코용 어깨숄)이 공연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어떤 타악기보다 훌륭한 손뼉 치기와 뒤꿈치 치기와 발놀림, 무용수의 섬세한 손가락 움직임, 현란한 기타리스트의  연주까지 환상적이다. 그야말로 몸이 악기이고 또한 목소리만 한 악기가 없다.

하늘에서 땅으로 꺼질 듯이, 땅에서 바다로 날아가듯,살랑거리는 바람처럼, 물처럼 부드럽게, 불꽃처럼 따뜻하게 자신만의 리듬과 방향에 온몸을 맡긴 채 움직인다. 기쁨, 외로움, 죽음, 유혹, 우아함, 그리움, 열정 등 7가지 감정 표현으로 우리 삶이 그대로 녹아 있다. 시간이 무의식 속에 지나가 인식하지 못 하지만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마음속 깊이 뿌리를 내려 오래 여운을 남긴다.

Authentic Flamen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