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모든음악

푸치니 오페라 ‘나비부인’ Madama Butterfly

흐르는물처럼~ 2023. 6. 25. 19:16

2023. 6. 23(금) 7:30pm - 24(토) 3pm / 30(금) 7:30pm 7.1(토) 3pm / 7(금) 7:30pm - 8(토) 3pm 대구오페라하우스

작곡 자코모 푸치니
Giacomo Puccini, 1858 - 1924
대본 Giuseppe Giacosa, Luigi Illica
원작 John Luther Long의 장편소설 '나비부인
배경 20세기 초 일본 나가사키
초연 1904.2. 17.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극장

16~17세기에 중국풍 또는 시누아즈리가 유럽사회를 물들였다면 19세기는 자포네스크 Japonesque), 일본풍이 유럽을 풍미한 시대였다. 영국에서 데이빗 벨라스코의 연극 나비부인을 본 푸치니는 단박에 매료되어 작곡에 착수한다. 일본 노래 레코드까지 입수하여 일본 음계의 특징과 감성을 악보에 녹여 넣었다.

여느 오페라가 그러하듯 뻔한 스토리이다.
미국 해군 장교가 일본 나가사키에서 15살 게이샤와 결혼 계약을 하고 살기 시작한다. 이른바 현지처를 구한 것이었고 반은 장난인 결혼이었지만 상대방인 게이샤는 평생을 함께 할 진지한 결혼으로 믿는다. 남자는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나버렸다가 '진짜' 미국인 부인을 대동하고 돌아오고, 게이샤는 절망에 빠져 삶을 포기한다. 롱의 원작 소설 '마다마 버터플라이'에서 여주인공은 목숨을 끊으려 시도하지만 성공하지 못한다. 벨라스코의 연극에서는 그가 죽으러 무대 뒤로 들어가지만 이후의 결말은 뚜렷하지 않다. 푸치니의 오페라에서는 마지막 비장하게 흐르는 최후의 관현악은 초초상이 목숨을 끊는 데 실패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없애 버린다. 푸치니는 그의 음악으로 마침내 초초상을 죽인 것이다.
1막 결혼식에서  “당신 나라에서는 나비를 잡아 핀으로 찔러 잡아놓는다면서요?”라고 초초상이 남편에게 말한다. 이미 그녀의 불운한 운명을 암시한다. 3년을 기다린 끝에 떠난 남편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은 초초상이 그녀의 아들과 하인 스즈키와 함께 하염없이 다다미에 꿇어앉아 항구 쪽을  바라보는 장면은 가슴이 아린다. 이때 바닥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 같은 허밍코러스는 몰입도를 최고도로 만든다. 내가 초초상이 되어 거기에 있는 느낌이다. 남편에게 버림받고 아들까지 내어준 비련의 어린 소녀.  
잘 키워낼 수 없기에 보내야만 하는 강한 모성을 가진 어린 엄마가 어찌 살 수 있을까? 삶의 존재의 이유가 사라져 버린 그녀의 마음에는 무엇이 남았겠는가!


https://youtu.be/nnQcrB-ZJmg(허밍코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