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모든여행/국내여행

안동여행

흐르는물처럼~ 2023. 7. 4. 22:30

십수 년 만에 안동 여행 다녀왔다. 40년 지기 친구들과 여행은 그야말로 힐링타임이다. 3일을 얘기해도 끊임없는 이야기. 화수분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나무다리이다.
안동댐 유역은 예로부터 전해오는 명칭이 '달골’
이었으며 다리를 건너면 바로 '엄달골' 마을과 연결되고 강 건너 산중턱에는 옛 선비가 시를 읊었던 곳인 '월영대’가 옮겨져  있다. 또한 강 북쪽에는 '영남산이 시가지를 감싸 안고 있으며 남쪽에는 영남 3대루의 하나인 '영호루’가 강물을 내려다보고 있다.
주말엔 분수쇼가 있고 일몰 이후 점등하면 환상적인 장면이 펼쳐지겠지만 가공된 아름다움이라 조금 아쉽긴 하지만 볼거리는 충분히 되겠다는 생각이다.
보름달이 비치는 월영대가 진짜가 아닐까?

‘구름에 리조트’ 팔회당재사

비움과 채움, 사유와 체험의 공간 전통 한옥 호텔에서 하루 묵는다. 작지만 집 한 채를 통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안동댐 만들 당시 수몰지역에 있던 것을 재현한 것이라 한다. 조용하고 고즈넉하여 마음도 편안해진다. 친구의 바이올린과 나의 오카리나로 이루어진 작은 음악회는 이 공간에 감성을 불어넣은 듯하다.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를 논하는 것은 이 공간에서는 의미 없다. 그냥 좋다.
방은 작지만 화장실은 현대식으로 불편함이 없다. 사악한 가격 때문에 별점 4점. 5인 기준에 1인 추가할 때 5만 원 추가금이 있다.

북카페 on과 off가 있는 천자문 광장.
정면에 보이는 한옥도 숙박시설이며 야외결혼식 등 다양한 행사를 할 수 있는 장소이다.
비소식에 비오는 날 여행도 운치 있다고 애써 말해보지만, 사실 운치 있으나 성가시긴 하다. 다행히 날은 좋은데 무척 습하다. 그래도 하회마을을 안 가볼 수는 없다.

하회마을 전경. 하회(河回)라는 이름 그대로 강물이 마을을 감싸고 흐르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관리가 잘 되고 있어 전통가옥들이 명맥을 이어갈 수 있다. 서원, 고택, 정사들로 이루어진 하회류 씨 집성촌이다.

안동 하회마을 삼신당

삼신당은 하회마을에서 가장 중앙에 위치해 있다.
류종혜가 입향할 때 심은 것이라 하는데 수령이 600년이 넘는 나무이며 마을 사람들이 성스러운 장소로 여기고 마을 주민들의 소망을 비는 삼당을 이룬다. 정월 대보름 밤에 마을의 안녕을 비는 동제를 상당과 중당에서 지내고, 다음날 아침에 여기서 제를 올린다. 이곳에서 하회별신굿탈놀이가 시작된다. 가운데 웃고 있는 듯한 하회탈모양 복채함이 재미있다.

멀리 부용대가 보인다. 예전에 저기를 나룻배 타고 간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배가 보이지 않는다. 강도 많이 축소된 듯하다. 온난화 탓인가?

하회마을에서 가장 먼저 지어진 양진당. 입암고택이라 부른다. 풍산 류 씨 대종택으로 본래 99칸이었다한다. 건물 안쪽 천장, 지붕 재료가 훤히 보이는 연등천장이 볼거리.

서애 류성룡의 종택. 52 칸집이다.
손자 류원지가 류성룡의 학덕을 추모하기 위해 유림과 제자들의 뜻을 모아지었다고 한다. 류성룡은 버슬을 마치고 귀향한 후에 풍산현에 있던 작은 초가집에서 죽음을 맞이한 것으로 전해진다.
충효당이란 이름은 류성룡이 평소에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하라’. 고 강조한 데서 지은 이름이라 한다.
양진당보다 좀 규모가 작다. 대청마루 두 개의 창을 통해 또 다른 세상을 보는 여유로움이 있는 곳이 바로 한옥의 매력이다.

도산서원 입구에 들어서면 먼저 왕버들나무를 볼 수 있다. 도산서원 지을 때부터 있었다니 족히 500년은 되었을 것이다. 수양버들과는 확연히 다른 잎모양에 굽이치는 가지모양이 강(하회)을 닮았다.

퇴계선생은 ‘도산집영’에서 시냇가의 왕버들을 바라보며 풍류 넘치는 버드나무와 봄의 아름다운 모습을 노래하였다고 한다.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도산서원 전교당. 퇴계선생 제자들이 공부하던 강당인데 널찍한 마루와 큰 창을 통해 볼 수 있는 시원한 풍경은 서원이주는 선물이다.
글 읽다 고개 들어 창을 쳐다보면 눈의 피로도 풀리고,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공부에 전념할 수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내가 저기 있다면 주변 풍경에 취해 공부가 뒷전이 될 수도 있겠다. 도산서원이라는 현판 글씨는 명필 한석봉이 임금님 앞에서 쓴 글씨라고 전한다.

도산서당. 퇴계선생이 공부하던 곳이다. 도산서당 글자에 산이란 글자대신 산을 그리고 ‘서’ 자 안에는 새가 한 마리 그려져 있다. 퇴계 선생이 직접 그려 넣고 썼다고 한다. 캘리그래피의 원조인가?

서원에서 바라본 시사단. 과거시험을 기념하기 위해 정조 20년에 영의정 채제공의 글로 비문을 새기고 시사단을 세웠다한다.
‘안동’하면 도산서원과 하회마을 정도만 생각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볼거리가 많은 도시이다. 못 가본 곳도 많다. 특히 병산서원 가보지 못해 아쉽다. 전주 한옥마을과는 또 다른 분위기이다. 직선과 곡선의 조화, 절제, 화려하지 않지만 기품 있는 한옥의 아름다움이 자연과 한껏 어우러진 모습에 더 취하고 싶지만 아쉬움을 가지고 발길을 돌린다. 언젠가 한 번 혼자 여행하고 싶다.

'세상모든여행 > 국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미산 자연미술공원  (0) 2023.09.13
제주, 친구와 함께  (2) 2022.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