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모든여행/봉황의 40일 유럽여행 사진일기

#30일차 헝가리/부다페스트

흐르는물처럼~ 2024. 5. 5. 15:40

부다페스트로 이동하는 아침. 조식은 테라스에서 그랜드 피아노와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과 함께 우아하게 건강식으로 먹고 또 기차 타러 간다.

기차시간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어 역 앞으로 나와서 역 전면을 보니 비엔나역 외관은 현대적이고 커서 좀 놀랍다. 옛 건물일 거라는 선입견은 빗나갔다. 비엔나 입성할 때는 기차에서 내려 숙소 가기 바빠 외관 살펴볼 여유가 없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도착. 호텔은 역 건너편이라  5분 거리이다. 기차여행이다 보니 역에서 가까운 곳에 숙소를 정하긴 하지만 때로 10분 이상 캐리어 끌고 가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도로가 요철이라 여간 힘들지 않다.

숙소에 짐 풀고 이스트반 성당으로 가는 길 양옆에 이름 모를 보라색꽃을 보면서 걷는다. 유적지와 관광지를 보는 것 보는 것도 좋지만 이런 이국 풍경 속에서 여행의 참 맛을 느낀다.

우연히 오페라 하우스 앞을 지나다 들어가 보니 공연 있는 날인지 오픈되어 있어 실내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외관에 비해 내부는 화려하다. 오페라 공연 관람은 예정에 없어 굳이 여기까지 올 필요는 없으나 걷다가 득템 한 셈이다. 공연장을 볼 수는 없었으나 기프트샵에서 자석까지 구입했으니 다 본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성 이슈트반 대성당으로 간다.

두 번째 방문에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 좀 더 천천히 둘러보니 처음에 보지 못했던 것도 보인다. 역시 파이프 오르간 멋있고 굵직한 대리석 기둥이 성당의 웅장함을 더한다.

성 이슈트반 대성당 앞 광장. 단도리 구역이다. 그분들 계실 테니 가방에 집중한다.

부다페스트 야경투어까지 시간을 보내야 해서 찾아낸 부다페스트 레트로 뮤지엄.

개인이 수집한 물건들을 전시하는 공간이라 입장료가 비싸 고민하던 중 전시장 1층 카페 진열된 이 물건들 보고 입장료 구매. 전기 모카 포트 같은데 정답은 전시장 안에 있겠지.

2층 전시장. 좀 특이하다. 작은 캐비닛을 쌓은 후 그 안에 랜덤으로 옛 물건을 넣어 놓고 문을 열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전시품이 있는 곳은 표시가 있지만 열기 전까지 궁금증이 생긴다. 이방인에게는 큰 관심거리는 아니지만 하나씩 열어 보는 재미가 솔솔 하다.

이 캐비닛에 문제의 전기 포트가 있었고 커피 용품과 같이 있는 것으로 봐서 커피 포트가 맞을 것 같은데 결국 직원에게 물어보니 커피머신이라고 한다.

없는 거 빼고 다 있을 정도로 많은 옛 울건이 있지만 그중 나의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것은 다이얼 전화기에 공중전화책이 있는 전화부스와 아코디언이다. 초등학교 때 합주부에서 아코디언 연주 경험이 있어 왠지 아코디언을 볼 때마다 한 번 연주해보고 싶은 마음과 함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또 핸드폰이 나오기 전까지 공중전화 부스마다, 집집마다 전화번호부 책이 있었다. 어느 듯 뒤안길로 사라진 역사이다.

다음 코스 찾다 다뉴브 강가의 신발이라는 작품을 보기 위해 강변으로 가는 길에 갑자기 꽃밭이 나타났다. 이런 광경 고대했는데 한 번은 보게 되네. 미라벨 정원, 벨베데레 궁전 정원에서 부족했던 80%를 채운 느낌이다. 다양한 색과 종류의 꽃은 확실히 보는 이에게 긍정적 에너지를 준다. 무채색 옷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가끔 밝은 유채색 옷을 입어볼까 생각해 보았다.

다뉴브강가의 신발들. 2차 대전 당시 헝가리에서 희생당한 유대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헝가리 출신 작가가 철을 이용 다른 모양과 크기로 만들어진 60켤레의 낡은 신발을  전시하고 있다. 강변에 끝없이 이어져 놓여 있는 신발은 그들의 슬픈 역사를 기억하는 공간이다. 녹슨 신발 옆에 놓인 꽃이 처연하다.

다뉴브강 따라 움직이는 크루즈. 코로나 이전에는 강 따라 10개 나라 정도까지 운행했는데 지금은 4,5개국만 운행한다고 한다. 강 크루즈선은 처음 본다. 다리 아래 지나가야 해서 배가 이층 구조이다.

야경투어라 해가 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만남시간이 8시 5분인데 해가 지지 않는다. 성당 앞 광장 바닥 대리석 무늬가 지는 햇빛에 반사되어 큰 카펫을 깔아 놓은 듯하다.

첫 코스는 겔레르트 언덕이다. 도착하니 어느덧 해가졌다. 언덕에서 보는 다뉴브강 야경은 세체니 다리와 함께 큰 호수 같이 보인다. 멋진 풍경에 잠시 나를 잊는다.

가이드가 시키는 대로 다양한 포즈로 사진 찍는다. 민망함도 잠시 잊는다. 왜? 지금이 가장 젊으니까!

국회의사당 야경이 관광 상품된 나라. 이 나라 국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지만 우리보다 낫겠지 생각해 보며 멋지게 찍어 보고 싶었다.

헝가리 국왕들의 대관식과 결혼식을 올리던 장소로 유명한 마차슈 성당. 14세기에 지어졌다. 성당 안 켜져 있는 전등으로 인해 밖에서 보이는 스테인드 글라스. 밤에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빛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성당 모습에 자꾸 찍어보고 싶다. 아무래도 눈보다 못 한 카메라폰의 한계를 느낀다.

밤의 어부의 요새는 여전히 아름답고 멀리 보이는 다뉴브강은 잔물결을 일으키며 유유히 흐르고 있다. 헝가리 국기색 조명의 세체니 다리는 유독 빛난다.

귀가하기 위해 지하철 타러 내려가는데 에스컬레이트가 너무 빨라 깜짝 놀랐다. 차를 타고 가는 것 같았다. 족히 100m는 돼 보여 내리기까지 보통의 속도로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빠르게 했을까? 엘리베이터 포함해서 전 유럽 여행을 통해 타본 에스컬레이트 중 가장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