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아버님 산소에 갔었습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꼭 가는데요
생전에 아버님이 매실나무를 심어 놓으셨어요
아버님 산소엔 할머니 산소도 같이 있거든요
아마 아버님이 할머니 산소 돌보면서 매실나무를 심어셨나봐요
할머니 산소에 첨 갔을 때
깜짝 놀랐잖아요. 저의 아버님이 얼마나 잘 가꾸어 놓으셨는지
무덤에 잡초도 없고 무덤옆으로 심어놓은 잔디가 넘 잘 자라서 잔디밭이더라구요.
정말 감동했었답니다. 그게 벌써 4년이 넘었네요.
사실 아버님이 돌아가신 다음에 할머니 산소도 첨 갔었거든요.
바쁘다는 이유로...
나쁜 손녀 였지요
자연은 참 아름답고 위대하지요
저 매실나무도 기냥 바람 불면 바람 맞고, 비가오면 비 맞고, 해가 나면 해 맞고
그냥 그자리에 있어도 때가 되면 꽃 피우고,열매 맺고 다 하잖아요
비료주고 약치고 하지 않아도 토실토실한 매실이 많이 열렸더라구요
따도 따도 3분의 일도 못 따고 나머지는 남겨두고 올 수 밖에 없었답니다.
누군가 보면 따서 매실주도 담그고, 매실청도 담고 하겠죠?
저도 가져온 매실로 매실청을 담그고
일부는 매실 장아찌도 만들어 보았답니다.
맛일 어떨지는 궁금하지만 맛있는 장아찌가 되길 바래봅니다.
만일 아버님 산소에 매실 나무가 없었더라면
바쁘다는 핑계로
해마다 6월 6일 쯤에 산소에 못갔겠지요?
아버님께서 매실 나무를 심으실 땐
꼭 나중에 자식들이 적어도 1년에 한번씩은 아버님 뵈러 오게할 목적으로 심으신 것은 아니지만
지금 우리 자식들은 적어도 1년에 한번은 아버님을, 할머니를 뵈러가야하니
우리 아버님 참 현명하신 분 같네요.
아버님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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