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해당화, 한용운과 이인성

흐르는물처럼~ 2023. 3. 27. 13:58


당신은 해당화 피기 전에 오신다고 하였습니다
봄은 벌써 늦었습니다
봄이 오기 전에는 어서 오기를 바랐더니 봄이 오고 보니
너무 일찍 왔나 두려 합니다
철 모르는 아이들은 뒷동산에 해당화가 피었다고 다투어
말하기로 듣고도 못 들은 체하였더니
야속한 봄바람은 나는 꽃을 불어서 경대 위에 놓입니다그려
시름없이 꽃을 주워서 입술에 대고 "너는 언제 피었니"하고
물었습니다
꽃은 말도 없이 나의 눈물에 비쳐서 둘도 되고 셋도 됩니다.
-한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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