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모든여행/봉황의 40일 유럽여행 사진일기

#14일차 베로나/아레나, 줄리엣의집,카스텔베키오다리

흐르는물처럼~ 2024. 4. 21. 04:22

비첸차에 잡은 숙소가 도로변이라 한밤중까지 사람소리 차소리로 시끄러워 잠들기 힘들다. 유럽 특성이 저녁 식사가 늦고 밤늦게까지 활동하는 탓이리라. 아침에 일어나니 컨디션은 그런대로 괜찮다. 좀 시끄러워도 와이파이가 잘 터져서 반분 풀린다. 베로나 하루 여행 떠난다.

유럽 호텔마다 조식의 수준이 확실히 다르긴 하지만 아주 간단한 조식이 마련되어 있다. 5가지 기초 식품군이 다 있긴하나 뭔가 많이 부실하다.

역으로 가는 길 오늘 일요일이라 그런지 벼룩시장이 열리고 있다. 천천히 구경하면서 가는데 사고 싶은 것도 있지만 그림의 떡이다.

작은 도시인데 의외로 아파트가 많다. 고도 제한이 있는지 고층 빌딩은 보이지 않는다.

초록이 짙어지고 있는 것을 보니 어느새 계절은 여름으로 가고 있다. 어느 듯 4월도 중반으로 가고 있고, 여행은 아직 한 달 정도 남았다. 유랑생활의 계속이라 피로도가 높다.

겉모습은 콜로세움 같은 베로나 아레나.

2000년 전에 지어진 원형경기장. 로마 시대 경기 도중 검투사나 맹수가 흘린 피를 제거하여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바닥에 모래를 깔고 경기가 끝날 때마다 새로운 모래로 교체했다고 하며, 그래서 라틴어로 '모래'라는 뜻인 아레나는 모래를 깔아놓은 경기장'이란 뜻도 포함돼 있다.
작은 소리도 극장의 구석 자리까지 전달되도록 지었기 때문에 지금도 음향 설비 없이 오페라가 공연된다. 매년 6월부터 9월까지 오페라 축제가 열린다. 언젠가 한 번 꼭 다시 오리라!

출구로 나오는데 기사 복장한 직원이 내가 사진을 찍자 저렇게 제스처를 취해준다. 많이 해 본 경험이 있는 듯.

줄리엣의 집을 가는 길. 비슷하지만 다른 유럽의 골목길 아닌 골목길. 건물을 헐고 길을 넓혀 새로운 현대식 건물을 짓지 않고 옛 길을 보존하는 그들이 있기에 옛것의 아름다움을 보존할 수 있는 것이다.

로미오가 줄리엣을 향해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른 발코니. 하지만 캐풀렛가의 집이란 증거는 없다. 베로나시에서 일방적으로 정한 것이라 한다.
줄리엣의 가슴을 만지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그 앞에서 사진 찍느라 북새통이다.
나는 더 이룰 사랑이 없어 사진 한 장으로 마무리.

에르베광장. 에르베는  약초란 뜻으로 옛날 약초시장이 열려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코르타문을 통해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시뇨리 광장이 나온다. 비첸차에도 시뇨리 광장이 있어 좀 헷갈린다.

1865년

에르베 광장에 있는 Galteria d'Arte Moderna Achille Forti. 1865년과 거의 같은 모습이다. 이럴수가! 발전이 없다고 하기도 그렇고 옛 모습을 보존하려는 마음이 더 크다고 봐야겠다.

람베르타 탑에서 본 에르베 광장과 베로나 시내전경. 광장
멀리 성마르코 사자상이 보인다. 멀리 아레나까지 보인다.
유럽 와서 가장 부러운 것은 미셔 먼지 없어 깨끗한 공기이다. 그 덕에 시내 전경도 멀리까지 잘 볼 수 있다.

점심은 베로나에서 가장 맛있다는 카페 보르사리에서 에스프레소와 크로와상. 좁은 가게 안으로 손님들이 이어진다. 커피가 맛있어서 볶은 커피 200g을 산다.

Palazzo Maffei Casa Museo.

원형 나선 계단으로 올라 보니 에르베 광장 사자상과 람베르타탑이 보인다.

현대 미술전인가 생각했는데 관람하다 보니 시대별로 전시된 것이 아니라 좀 의아해서 바로 검색. 고대 로마에서 시작하여 1300년대 후반을 거쳐 현재까지 주제별로 혼합하여 미술품을 전시하고 있다고 한다. 참 독특하다.

산타 아나스타시아 성당 내부. 외관은 이탈리아에서 보기 드물게 고딕양식의 성당인데 사진은 안 찍었나 보다. 성당 내부의 대리석 기둥들이 웅장함을 더하여 금으로 도금한 돔의 장식과 함께 묘한 조화를 이룬다.

산타마리아 마트리 꼴라레. 베로나 두오모.
성모마리아의 승천을 주제로 한 돔 프레스코화는 사람과 배경의 묘사가 입체적으로 표현했다고 해서 고개를 들고 봤지만 너무 높아 잘 볼 수 없다. 더 높은 곳을 향하여 신과 가까이하고 싶은 교회의 욕망 탓일까?
이제 베키오 다리로 간다.

카스텔베키오 다리 입구 피에로. 무심코 지나는데 갑자기 삑 소리 내어 사람을 놀라게 한다. 웃어 주기만 했는데 동전하나 줬어야 했나 싶다. 거리의 예술가들에게 나는 왜 인색한지.

다리로 들어서면 입구에 카스텔베키오성이 보인다. 르네상스시대에 베네치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베로나 도심 바깥쪽에 세워진 요새의 성격을 갖고 있는 성채이다.

다리에서 바라 본 아디제강

성안 쪽 끝에서 보면 베키오 다리가 보인다. 다리에서는 그 다리를 볼 수 없다.

베키오성. 카스텔베키오 박물관.
중세시대부터 18세기까지의 다양한 예술품을 전시하고 있다. 14세기 베로나의 영주였던 '스칼리제레' 가문의 궁전이었는데 1959년 박물관으로 재탄생하였다.

비첸차에 숙소 잡고 기차 타고 하루여행하기엔 딱이다.
이렇게 또 하루가 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