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모든음악

2023교향악축제, 예술의 전당

흐르는물처럼~ 2023. 6. 9. 12:23

A. Dvorák | Symphony No.8 in G Major, Op.88

1889년 가을에 작곡된 이 곡은 드보르자크가 남긴 아홉 편의 교향곡 중에 서 '제6번 D장조'와 함께 보헤미아적인 색채가 가장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1885년 '교향곡 제7번 D단조'로 대성공을 거둔 이래 전성기를 구가하던 드보르지크는 새 교향곡을 쓰면서 다분히 보편지향적(독일음악적)이고 비극적이었던 전작과는 다른 방향의 작품을 의도했고, 그 길을 고향의 산하와 서민들의 일상에서 찾아냈다. 특히 이 곡은 그의 별장지였던 보헤미아의 산간마을 비소카와 관련이 깊다. 드보르자크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 1884년부터 비소카에 별장을 마련하고 여름휴가를 비롯한 많은 시간을 그곳에서 보내면서 보헤미아의 시골에서 보낸 유년시절의 생활을 소환했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녹음 짙은 숲길을 산책했고 동네 성당에서 오르간을 연주했으며 선술집에서 이웃들과 술잔을 나누었다. 숲 속에서 들려오는 새소리에 큰 기쁨을 느꼈고 비둘기에게 모이를 주며 소일했다. 그 한가롭고 풍요로운 환경 속에서의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은 전성기 명작들의 자양분으로 작용했다. 여러모로 드보르작의 완숙미를 드러내는 곡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상당히 독특하고 자유로운 구성미가 두드러진다.
첼로, 클라리넷, 호른이 한 데 어우러져 찬가풍으로 시작하는 1악장, 불규칙적인 3부 형식의 구성 속에 조용하고 한가로운 전원의 정취가 담긴 서정시 같은 2악장, 우아한 리듬감이 독일-오스트리아의 왈츠를 연상시키는 3악장, 트럼펫이 연주하는 행진곡풍의 힘찬 팡파르로 출발하여 마지막에는 광포한 질주의 정점에서 4악장이 호쾌하게 마무리된다.(프로그램북 참고)
드보르자크의 이곡은 처음 들어본 곡이다.
교향곡 9번 신세계, 첼로협주곡 B단조, 피아노곡 유모레스크 정도가 내가 아는 전부이다. 제목 모르지만  알 수 있는 곡도 있을 테지만.
처음 들어본 느낌은 부드럽지만 강하고, 8대의 더블베이스의 저음 울림, 북의 큰 울림의 조화가 내 심장을 두드린다. 그러다 왈츠가 나오는가 하면 서정적인 선율이 마음을 차분하게도 한다. 상당히 매력적인 곡이다. 당분간 드보르자크를 즐겨볼까 한다.

https://youtu.be/wIBtWyKj-vx

M. Bruch | Violin Concerto No.1 in g minor, Op.26

멘델스존, 브람스의 곡들과 더불어 독일 낭만주의 바이올린 협주곡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브루흐 특유의 아련한 서정과 호소력 짙은 서사가 유려하고 감미로운 선율에 녹아들어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리며, 고난과 시련을 딛고 희망찬 미래를 향해 비상하는 듯한 드라마틱한 전개에서는 베토벤의 정신을 계승한 면모도 엿보인다. 이 곡은 브루흐가 이례적으로 오랜 기간 공을 들인 노작이었다. 그가 이 곡의 작곡에 착수한 것은 아직 쾰른에 머무르던 1859년의 일이었는데, 탈고는 7년이 흐른 뒤인 1866년 코블렌츠에 서 보았다. 그러나 그해 4월에 이루어진 초연에서 작품에 불만을 느낀 브루흐는 이내 개정 작업에 들어갔고, 당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인 요제프 요아힘의 자문을 구했다. 개정을 마친 협주곡은 1868년 1월 요아힘에 의해 초연되었고, 이후 파블로 사라사테 등이 연주하면서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브루흐의 음악에서는 후기 낭만주의 특유의 농밀한 정감과 풍부한 색채가 전면에 부각되며, 동시에 독일 음악의 전통적 양식에 기초하되 한결 자유 로운 형식미도 돋보인다. 특히 그는 독일의 전통적 양식과 민족적 표정을 낭 만적 흥취에 실어 표현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는데, 그런 능력이 가장 눈부시게 표출된 사례가 바로 이 'g단조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전곡은 3악 장 구성인데, 그중 첫 악장은 '전주곡'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상당히 자유로운 형식을 취하고 있다.
특히 1악장에서 중단 없이 바로 이어진 2악장은 애잔한 흐름과 절절한 호흡으로 풍부한 감정을 자아내는 느린 악장이다. 수줍은 듯 나직하게, 이어지는 듯하다 끊어질 듯 또 이어지고, 무언가 사무치도록 갈망하는 듯한 선율이 마음속 깊이 파고든다.
실제로 브람스는 그의 협주곡을 작곡할 때 다름 아닌 브루흐의 작품을 듣고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들어보면 1악장 특유의 아르페지오 음계 또한 유사하다.

https://youtu.be/EmlmbleF6Ow

이본 | Cusco? Cusco! (세계초연)

작곡을 전공했으며 현재 현대음악, 대중음악, 국악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작곡하고 있다고 한다. 2023년 삼성 QLED 광고 음악을 제작하였다.

정반합(포&슴, Synthesis)은 철학 용어로 논리적인 전개 방식의 일종이다. '정'은 어떤 것이 기존부터 유지되어 오던 상태를 말한다. 이 '정'을 부정하며 새 로운 상태를 제시하는 것을 '반'이라 한다. 하지만 반'은 모순을 극복하였다고 는 하나, 이 세상 모든 물체들은 모순적 면모를 지닐 수밖에 없으므로, 그것에 서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한 상태인 '합'으로 나아간다. 그러나 합 또한 모순적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합'은 다시 '정'이 된다. 이러한 식은 로 반복하다 보면 진리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이 정반합 이론이다. 이 작품은 정반합의 원리로 곡이 전개된다. 기존의 것과 그것에 완전히 반대되는 요소들 이 시간의 변화에 따라 번갈아가며 등장한다. 결국에는 정과 반의 요소에서 내 가 좋아하는 소리, 구성 방식 등을 가져와 '나의 음악'을 만들었다. 이 음악은 언 젠가 다시 '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작가의 말)
처음 접해보는 현대음악. 새로운 세상을 만난 듯하다.
마치 맑은 풍경소리 같은 윈드차임이라는 악기 소리와 굵직한 더블 베이스가 서로 주고받으며  창의적인 음악을 만든다. 뭔가 터질 듯 이어가는 주고받음이 긴장감을 주지만 결국 터지지 않는다. 결론 나지 않은 소설 같다. 오프닝 곡이었고 기대 없었는데 신선한 충격에 인상적인 음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