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시)세월이 가면-박인환

흐르는물처럼~ 2008. 11. 3. 09:43

세월이 가면

 

                                                                       박인환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취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혀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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