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시)해당화-한용운

흐르는물처럼~ 2008. 10. 15. 14:31

 

 

 

 

 

 

 

 

해당화

                                                                                한용운

 

당신은 해당화가 피기 전에 오신다고 하였습니다. 봄은 벌써 늦었습니다.  

봄이 오기 전에는 어서 오기를 바랐더니 봄이 오고 나니 너무 일찍 왔나 두려워 합니다. 

철모르는 아이들은 뒷동산에 해당화가 피었다고 다투어 말하기로 듣고도    

못 들은 체하였더니,    

야속한 봄바람은 나는 꽃을 불어서 경대 위에 놓입니다그려.    

시름없이 꽃을 주워서 입에 대이고 "너는 언제 피었니"하고 물었습니다.    

꽃은 말도 없이 나의 눈물에 비쳐서,둘도 되고 셋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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